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경찰이 1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주도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집회 관계자 3∼4명에 대해 형법상 소요죄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달 14일 집회는 소요죄가 적용됐던 1986년 5월3일 인천 집회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 사건의 판례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자유청년연합 등 6개 보수단체는 한 위원장 등 58명을 고발하면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과 더불어 소요죄 적용까지 경찰에 요구했다. 이에 13일 한 위원장을 구속한 경찰은 법리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986년 5월 3일 '인천 사태'와 지난달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의 과격양상이 비슷하다고 판단했다.
1986년 5월3일 당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추진하던 신한민주당과 이에 반대한 재야운동권이 인천 지역에서 충돌하면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고, 관련자들에게 소요죄가 적용됐다.
경찰은 한 위원장을 포함해 장기간 조직적으로 시위를 준비한 민노총 간부 및 다른 단체 대표 서너명에 관해 소요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 개별적으로 불법·폭력행위에 가담한 참가자는 소요죄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소요죄는 '다중이 집합해 폭행, 협박 또는 손괴의 행위를 한 자'에게 적용되는 조항이다. 유죄가 인정되면 1년 이상∼10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14일 총궐기 집회, 5월 1일 노동절 집회 등 올해 민주노총이 서울 도심에서 개최한 대규모 집회에서 도로를 무단으로 점거하는 등 불법·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일반교통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8개 혐의만 적용해 이달 13일 일단 한 위원장을 구속했다. 이후 경찰은 한 위원장이 소요죄에 해당하는 혐의가 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한 위원장은 소요죄에 관한 경찰 조사에서 일절 진술을 거부, 현재 물과 구운 소금만 섭취하며 단식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