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한 순간에 아내와 일곱 자녀를 잃은 시리아 남성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BBC 등 외신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피해 유럽으로 가기 위해 에게해를 건너던 중 보트가 전복돼 가장을 제외한 온 가족이 익사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리아 난민인 알리 알사호는 그의 가족이 유럽에서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으리라는 단 하나의 믿음으로 유럽행을 택했다.
그는 터키 서쪽 해안 지역인 체쉬메에서 그리스 키오스섬으로 가기 위해서 브로커에게 4600유로(약 600만원)를 줬다. 브로커는 알사호의 가족에게 10마일을 이동하는 데 15분도 안 걸리며 구호 조끼를 입을 필요도 없을 만큼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진이 고장나 보트가 뒤집히면서 알사호를 제외한 그의 가족은 전부 익사했다. 알사호는 지나가던 어부에게 구조돼 가까스로 살아났다. 아내와 자녀 5명의 시신은 발견됐으나 나머지 두 아이의 시신은 끝끝내 찾을 수 없었다. 막내는 태어난지 20일밖에 안됐으며 첫째는 9살이었다.
알사호는 선데이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내 공습, 비참한 죽음과 포탄에서 내 아이들을 구출하고 싶어서 시리아에서 도망 나왔다"며 "수술해야 하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아이가 독일에서 치료받길 기대했다"고 말했다.
시리아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지 마세요. 모든 사람들이 오지 않길 바라요. 시리아에 있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지만 머물러요”라며 자신에게 일어난 비극으로 인해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여름 동안 유럽으로 건너 온 난민은 4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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