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김준기, 75억 들인 대지흥업 340만에 판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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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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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동부엘이디 지원을 위해 75억원을 들여 만들었던 대지흥업을 340만원 남짓에 3자에 팔아 눈길이 간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김준기 회장은 대지흥업 지분 100%(142만1900주)를 1주에 2.4원씩 총 344만원에 비특수관계자인 문민주씨에게 매도했다.

이번 거래에 앞서 대지흥업은 11월 16일 회삿돈 3억9000만원으로 김준기 회장 지분 일부를 사들여 소각하는 식으로 감자를 실시한 바 있다.

감자를 통해 자본금이 75억원에서 71억1000만원으로, 발행주식 수도 150만주에서 142만1900주로 줄었다.

김준기 회장이 2013년 12월 대지흥업에 75억원을 출자했다가, 이번 감자로 4억원도 안 되는 돈만 건진 것은 동부엘이디 법정관리 때문이다.

대지흥업은 설립 직후 동부엘이디를 돕기 위해 이 회사에서 발행한 우선주 1400만주(53.79%)를 70억원에 사줬다.

그러나 동부엘이디가 6월 말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이 지분은 휴짓조각으로 바뀌었다.

대지흥업이 보유한 현금도 4억원 안팎만 남게 됐다. 이마저도 감자로 모두 써 이제는 빈 껍데기만 남은 회사를 문민주 씨가 300만원 남짓에 사들인 것이다.

대지흥업은 애초 페이퍼컴퍼니에 가까운 회사다. 정인환 전 동부건설 사장이 대표를 맡아 왔으나, 일반 직원은 1명도 없었다. 동부건설 안상기 전 부사장, 전일환 전 상무, 한상완 전 상무만 각각 감사나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대지흥업은 최대주주 변경에도 여전히 동부그룹 계열사다. 동부그룹은 자산총계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으로,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얻어야 한다. 문민주씨가 회사를 사들여 출자관계는 사라졌고, 인사교류나 일감 몰아주기 같은 현저한 상거래만 발생하지 않으면 된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대지흥업은 사실상 자산이나 부채가 거의 남지 않은 껍데기 회사로, 정리 차원에서 판 것 같다"며 "매각가가 300만원대인 것도 기업가치를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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