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인도가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새로운 ‘기회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 정부가 조선업 발전을 위해 해외기업에 대한 발주와 건조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조선업체를 최고의 파트너로 주목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 대표 조선 3사는 인도 조선업과의 협력 강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인도 조선업 인프라가 매우 열악해 적극적으로 뛰어들지는 못하고 있지만, 정부의 적극적 지원책과 함께 빠르게 성장할 인도 조선 시장은 이미 한국업계의 또 다른 경쟁무대로 부상 중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최근 자국 조선업에 10년간 6억 달러(약 7000억원)를 투자하는 조선업 종합 지원정책을 공개했다.
해당 정책은 인도 정부가 구매하는 물량에 대해 자국 조선사들에게 제1선매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와 조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007년 8월 종료 이후 약 8년만에 자국 조선사에 대한 보조금 정책도 개시한다. 인도 조선사들은 선박 인도 후 계약가격 또는 공정가격의 20%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받게 된다. 보조금 제공비율은 3년마다 3%씩 낮아지고, 모든 선형의 선박에 적용된다.
현재 인도에서는 해상운송이 전체 운송량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운행되는 인도산 선박은 0.4%에 불과하다. 아울러 인도에서 건조된 선박의 대부분은 해군용이어서, 인도는 향후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개발 및 발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대표 조선 3사의 인도 LNG선 수주전(戰)은 이달로 예정된 인도가스공사 가일(GAIL)의 LNG선 용선 입찰을 통해 본격화될 전망이다.
가일은 2017년부터 20년간 미국산 LNG를 자국으로 운송하기 위해 15만~18만㎥의 LNG선 9척을 발주하기로 했다. 그 규모는 약 4237억 루피(약 7조4700억원)에 달한다. 9척의 선박은 3개 해운사에 각 3척씩 용선하고, 각 해운사가 운영하는 선박들 중 1척은 반드시 인도 조선소가 건조해야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대우조선해양은 피파바브(Pipavav Defence & Offshore Engineering)와, 삼성중공업이 코친조선소(Cochin Shipyard)와 협력관계를 맺고 인도 LNG선 수주전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L&T(Larsen & Toubro)와의 협약을 통해 수주전에 뛰어들 계획었으나, L&T가 돌연 참여를 포기하면서 현재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유일하게 울산 현대중공업을 방문하는 등 관심을 보여 현대중공업의 수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 타임스(ET)는 현대중공업이 인도 업체와의 컨소시엄 조직을 서두르지 않을 경우 수주권은 나머지 경쟁업체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게 넘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 중이나 아직까지 이와 관련해 진전된 사안은 없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공개된 이번 입찰 잠정계획안에 따르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내년 4월 중순경,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사는 내년 하반기나 돼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LNG선 수주 계약을 따낼 경우 자금 및 수주 갈증 해소를 크게 기대할 수는 없지만, 인도 조선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부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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