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노동개혁·경제활성화 관련법 직권상정 촉구…"'의원 밥그릇' 선거법보다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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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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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법부 수장에 직권상정 촉구 이례적 '초강수'…박 대통령 절박함 반영된 듯

정의화 국회의장이 15일 오전 의장실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간의 선거구 획정과 관련 협상을 중재하기에 앞서 "바티칸처럼 문을 잠궈서라도 좋은 결과를 맺어달라"고 말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주진 기자 =청와대는 15일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선거법을 직권상정하겠다고 밝힌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노동개혁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및 기업활력제고법 등 경제활성화법안, 테러방지법을 먼저 직권상정하거나 선거법과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기환 정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의장과의 오전 면담 내용을 공개하면서 "선거법이나 테러방지법, 경제활성화법, 노동개혁법안도 직권상정을 하기에는 똑같이 미비한데 선거법만 직권상정을 한다는 것은 국회의원 밥그릇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청와대가 삼권분립에도 불구하고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촉구하는 이례적 강수를 둔 것은 사실상 야당이 이들 법안 처리에 미온적인 상황에서 직권상정이 국면전개상 유일한 돌파구라는 절박한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는 12월 임시국회 내에서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법, 테러방지법 등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 수석은 "현재 야당은 선거법이 처리되고 나면 기타 법안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경제위기에 대비하는 노동개혁법과 서비스법, 기업활력제고법, 국민 안전에 필요한 테러방지법을 외면하시고 선거법만 처리된다는 것은 정부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굳이 처리한다면 국민들이 원하는 법들을 먼저 통과시키고 그 다음 선거법을 처리하는 순서로 하면 좋겠다고 했다”며 “만약 그게 어렵다면 동시에 이 법들과 선거법을 동시에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간곡하게 부탁을 올렸다”고 전했다.

청와대 내에선 만약 선거법만 직권상정될 경우 핵심 민생법안들은 사실상 사장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직권상정에 의한 선거법 처리가 가능하다면 선거법보다 더 중요한 민생법안이 우선 처리되거나 선거법과 동시에 처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 의장이 선거법 직권상정 사유로 ‘입법 비상상태’를 언급한 데 대해 청와대는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법안 처리 지연 역시 정년연장에 따른 청년고용 절벽 우려, 미국금리 인상 전망 등에 따른 경제위기 징후, 기업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대량실업 위기, 국민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는 테러방지 대책의 시급성 등을 고려할 때 ‘비상 상황’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현 수석은 설명했다.

국회법은 직권상정 요건을 △천재지변 △국가 비상사태 △여야가 합의한 경우 등 세 가지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현 수석은 여야 합의를 위해 정 의장이 보다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이면서 이 같은 건의에 대해 정 의장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선 야당의 입장 등을 고려해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정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점법안에 대한 직권상정은) 내가 가진 상식으로서는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핵심쟁점법안 직권상정 처리는 불투명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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