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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히말라야’ 정우, 웃을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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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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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히말라야'에서 2004년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사망한 고(故) 박무택 대원역을 열연한 배우 정우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캐릭터. 배우 정우의 필모그래피를 정의하자면 그렇다. 어딘지 모르게 사람 냄새가 나는 정우의 캐릭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를 친근하고 가깝게 느낄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것은 그가 평범한 고교생일 때에도, 잘 나가는 의대생일 때에도, 피 끓는 산악인일 때에도 마찬가지다. 정우가 연기하는 인물들에게서는 늘 같은 냄새가 난다. 따듯하고 익숙한 그런 ‘사람 냄새’가.

12월15일 영화 ‘히말라야’(감독 이석훈·제작 (주)JK필름·제공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 전 아주경제와 만난 정우는 그의 필모그래피 속 인물들이 그런 것처럼 짓궂고, 어수룩하며 유쾌했다.

“촬영 내내 ‘이게 공동체구나’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하나도 똘똘 뭉친 느낌이랄까. 거기에서 오는 기분이 묘했던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스태프와 배우가 하나로 뭉쳐져 작품에 몰입한다는 게 정말 기분 좋은 일이더라고요. 물론 고산병으로 고생하긴 했지만요(웃음).”

영화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 박무택(정우 분)의 시신을 찾기 위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황정민 분)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가슴 뜨거운 도전을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정우는 엄홍길 대장의 둘도 없는 동료 박무택 대원 역을 맡았다.

영화 '히말라야'에서 2004년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사망한 고(故) 박무택 대원역을 열연한 배우 정우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혼자였다면 아마 ‘히말라야’라는 작품을 해내지 못했을 거예요. 선배들, 베테랑 스태프들이 함께 해줬기 때문에 큰 문제 없이 영화를 찍을 수 있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과 많은 대화를 나눴던 것 같아요.”

고된 일정이었다. 강원도 영월의 한 채석장과 네팔 히말라야, 프랑스 몽블랑을 오가며 빠듯한 촬영을 이어갔다. 변덕스러운 날씨는 물론이고 눈보라와 강추위 몸을 가눌 수 없는 고산병은 배우들의 큰 산이기도 했다. 연기에 대한 고민도 고민이었지만 “사고 없이 무사히 촬영이 끝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둘 정도였다.

“영화를 보면서 연기적인 부분이나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촬영 기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더라고요. 그래도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지나갔으니 거기에 대한 안도감을 느껴요.”

최초의 산악영화. ‘히말라야’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가장 걱정하고 또한 가장 자랑스러워한 부분이다. “우리 영화 다음으로 만들어질 산악 영화”의 기반이 되고 싶다는 바람 역시 추위와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됐다.

“사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죠(웃음). 시나리오를 보고 어느 정도 힘들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요.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분이 힘들어했으니까.”

영화 '히말라야'에서 2004년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사망한 고(故) 박무택 대원역을 열연한 배우 정우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한때는 평범한 남자를 대표하는 배우였다. 지질한 남자였다가 친근한 오빠였다가 순정남의 이미지에 안착했다. 데뷔 초 정우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를 그리워하는 팬들이 생겨났고, 드라마 ‘응답하라1994’의 쓰레기로 남길 바라는 팬들도 있었다. 그런 팬들에게 ‘히말라야’는 어쩌면 딱 ‘중간의 입맛’일지도 모르겠다. 그가 그린 박무택 대원은 가장 평범하면서도 유쾌하고 또한 한 여자를 깊이 사랑한 순정남이었으니 말이다.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노력하는 편은 아니에요. 그게 작품 선택에 영향을 주지도 않고요. 저는 모든 장르 속 캐릭터는 휴먼이고 로맨스를 떠니 모두 사랑을 하고 우정을 나누고 가족애를 느낀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히말라야’는 산을 대하는 사람의 이야기라서 그 모든 걸 더욱 잘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경건함이나 사랑, 의리, 우정까지요.”

영화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6좌 완등 기록을 보유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2005년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에베레스트 등반에 나섰던 실화를 담았다. 실화를 다뤘고 고인을 연기해야하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부담감이 많았어요. 하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촬영에 임한다면 그 뜻이 잘 전달될 수 있을 거로 여겼죠. 감정 부분에서는 진정성 가지되 새로운 모습으로 표현하는 건 제 몫이니까요.”

영화 '히말라야'에서 2004년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사망한 고(故) 박무택 대원역을 열연한 배우 정우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그래서일까. ‘히말라야’의 제작보고회 및 언론시사회에서는 평소 유쾌한 성격의 정우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는 기자의 말에 “행동에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답한다.

“조심스러운 부분이 뭐냐면요. 아무래도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니까요. 그 가족들이 봤을 때 제가 웃고 떠들고 장난치는 모습에 상처를 받을 수 있잖아요. 마냥 장난스럽게 굴 수 없다는 거죠. 가장이 고인이 되었는데 그 역할을 하는 배우가 가볍게 행동하면 그 마음이 어떻겠어요. 그분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아무래도 더 침착하게 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는 말을 마치면서 “저의 발랄한 모습은 tvN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에서 볼 수 있다”고 눙친다.

“‘히말라야’는 제게 큰 경험을 준 작품이에요. 살면서 가장 높은 곳에 가봤고 타지에서 먹고, 자고 몇 날 며칠을 지냈죠. 잘 견뎠고, 많은 선배와 좋은 시간도 보낼 수 있었어요. 사람으로서도 배우로서도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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