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당진 송전선로 갈등 고조...제2의 밀양사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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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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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한국전력공사와 충남 당진시 간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당진시는 송전탑 지중화(地中化)를 요구하며 북당진변환소 건축 허가를 반대하는 반면, 한전은 법적소송으로 맞서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과거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사례에 비춰봤을 때 한전·당진시의 갈등이 충돌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20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달 27일 김홍장 당진시장을 비롯해 관련 공무원 5명을 상대로 광주지방법원에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달 20일 김 당진시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낸 지 7일만의 일이다.

한전과 당진시가 법정소송까지 벌이면서 대립하는 까닭은 2018년 6월 준공 목표를 앞두고 있는 북당진변환소 건설에 있다. 북당진변환소는 당진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경기도 평택의 삼성전자 공장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필수 시설이다.

이에 한전은 지난해 12월 변환소 건축허가를 신청했지만 주민 협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한전은 올해 4월 말 변환소 주변 6개 마을 주민들과 협의해 민원을 처리한 뒤 건축 허가를 재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진시는 모든 송전 선로 지중화를 요구하며, 한전의 건축 허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진에 있는 526개의 송전탑과 189㎞에 달하는 송전선로 등이 주민 건강과 지역 발전이 저해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전은 4200억원의 투자비용이 들어간 북당진변환소의 준공이 지연될 경우 연간 1210억원의 손해액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 평택 공장의 고용과 생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2017년 말 완공되는 삼성전자 평택 공장은 15조6000억원의 투자 비용이 들어갔으며, 완공되면 41조원의 생산유발과 15만명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전력공급 측면과 경제적 효과를 고려했을 때 북당진변환소의 준공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과거 밀양 송전탑 공사 때처럼 해당 지역과 물리적 충돌을 최대한 피하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밀양 송전탑 공사는 울산 울주군 신고리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경남 창녕군 북경남변전소까지 보내는 765㎸(킬로볼트)급 송전선로 설치 공사다. 당시 한전은 해당 지역주민들의 반대속에 10년간 공사 중단과 재개를 11차례 반복한 바 있다.

법조계 한 민간전문가는 "건축 허가는 법적 요건만 맞으면 내줘야 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지자체가 막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공사 추진을 위해 한전과 지자체의 갈등이 조속히 마무리되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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