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헤이트풀8’ 쿠엔틴 타란티노, 그의 리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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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2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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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주)누리픽쳐스]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잔혹하고 경쾌하며 리드미컬하다. 영화의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쉬지 않고 몰아치는 이야기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늘 그렇듯 유쾌하고 폭발적인 그만의 리듬. 영화 ‘헤이트풀8’의 이야기다.

영화 ‘헤이트풀8’(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수입 배급 ㈜누리픽쳐스)은 비밀을 지닌 8명의 방문자가 눈보라 속에 갇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레드락 타운으로 죄수 데이지 도머그(제니퍼 제이슨 리)를 이송해가던 ‘교수형 집행인’ 존 루스(커트 러셀)은 설원 속에서 우연히 ‘현상금 사냥꾼’ 마커스 워렌(사무엘 L. 잭슨), 보안관 크리스 매닉스(월튼 고긴스)과 합류하게 된다. 거센 눈보라를 만나게 된 이들은 산장으로 들어서고, 그곳에 먼저 와있던 연합군 장교 샌포드 스미더스(브루스 던)와 이방인 밥(데미안 비쉬어), ‘리틀맨’ 오스왈도 모브레이(팀 로스), 카우보이 조 게이지(마이클 매드슨)와 만나게 된다.

큰 현상금이 걸린 죄수 데이지 도머그를 호시탐탐 노리는 이들에게 그를 잡아 온 ‘교수형 집행인’ 존 루스는 경고를 날리지만, 누군가의 계략으로 참혹한 독살 사건이 벌어진다. 이에 존 루스가 죽게 되고 산장에 모인 이들의 숨겨둔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며 서로를 향한 불신이 커져만 간다. 그치지 않는 눈보라, 그 속에 갇힌 이방인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증오의 밤은 점점 더 깊어진다.

영화는 그동안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과 같은 색채, 리듬을 유지하면서도 독특한 방향을 제시한다. 그간 시간의 순서로 자유로운 배열을 보여줬던 타란티노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수평적 시간을 간결하게 그려내며 임팩트를 더한다. 특히 산장이라는 제한적인 장소에서 벌어지는 치밀한 추리극과 격한 액션, 배우들의 긴장감은 타란티노 감독이 선보이는 새로운 재미 중 하나. 서부극이면서 동시에 추리극인 이 작품의 독특한 색감, 긴장감, 스타일은 타란티노 감독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한 번에 묶어 놓은 패키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한 타란티노 감독의 페르소나라 불리는 사무엘 L. 잭슨을 비롯한 커트 러셀, 팀 로스, 얼튼 고긴스, 브루스 던, 마이클 매드슨 등 전작을 통해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이른 바 타란티노 사단의 환상적인 호흡은 영화를 더욱 스피드하고 리드미컬하게 만든다. 거기에 새롭게 타란티노 사단에 합류한 제니퍼 제이슨 리와 데미안 비쉬어는 대담하고 동물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8명의 배우들과 타란티노 감독이 만드는 팽팽한 긴장감이 폭발하는 순간, 관객들은 더할 나위 없는 쾌감을 선물 받는다. 언제나 그랬듯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으로부터. 내년 1월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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