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하인츠 루메니게 바이에른 CEO는 "안첼로티는 감독으로 무려 3차례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조용하면서도 프로 정신이 투철한 인물로 스타플레이어들을 다루는 데에도 능하고 다양하면서도 풍부한 축구를 구사한다. 우리는 그와 함께 일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루메니게의 말만 따라 안첼로티는 조용하면서도 프로 정신이 투철한 신사로 알려져 있다. 과거 AC밀란, 첼시, 파리 생제르망, 레알 마드리드에서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과 함께 하면서도 한 번도 갈등을 빚지 않을 정도로 선수단과 잘 융화되는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안첼로티를 설명하자면 길지만 루메니게의 말 중에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다양하면서도 풍부한 축구를 구사’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철학이 있는 조세 무리뉴, 펩 과르디올라와는 다른 스타일의 감독이다. 단순히 다른 축구 전술을 추구한 다는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축구 틀에 선수들을 맞추는 기존 감독들과는 다르다. 부임하는 곳에서 그곳 선수들의 특성을 파악한 후 그에 맞춘 전술을 구사한다.
첼시에 부임해서도 이와 같은 4-4-2 다이아몬드 전술을 사용했지만 첼시에는 피를로와 같은 유형의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피지컬이 강한 세 명의 미드필더 발락, 람파드, 에시앙으로 중앙을 완전히 장악하는 전술을 펼쳤다. 이어 에슐리 콜, 이바노비치 같은 풀백이 적극적으로 전진하고 공간을 메워가며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를 즐겼다. 또 후반기에는 람파드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4-3-2-1과 4-3-3도 쓰는 유연한 움직임을 보였고, 첼시에서도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업적을 세웠다.
4-4-2를 즐겨쓰던 그였지만 포메이션에 얽매이지도 않았다. 파리 생제르망 시절에는 세계 최고의 원톱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에 맞춰 4-3-2-1 포메이션을 채택했다. 즐라탄을 원톱에 세우고 그 뒤에 라베찌, 마네즈, 네네, 파스토레를 번갈아 기용하며 공격 전술을 짰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선수단 구성에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애매한 포지션의 디마리아를 하프윙으로 변신시키며 전술적 유연함의 극치를 보여줬다. 또 4-3-3에서 공격과 수비시 포메이션이 바뀌는 유려한 전술 운영으로 레알 마드리드에 10번째 챔피언스 우승 트로피(라데시마)를 안겼다.
이처럼 안첼로티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도 그 전술적 역량을 발휘하는 ‘지장’에 가깝다. 동시에 스타플레이어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그들의 재능을 발굴해 내기도 한다.
안첼로티의 바이에른 뮌헨행이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미 뮌헨의 스쿼드가 완성 단계라는 것이다. 모든 포지션에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포진돼있다. 안첼로티가 맡았던 모든 팀중에 가장 짜임새 있는 선수 구성이다.
안첼로티는 부임 후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전인 감독(과르디올라)의 업적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팀을 세밀하게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뮌헨이 그에게 바라는 건 리그 우승을 넘어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가져오는 것이다. 다채로운 전술로 유럽 대회에 나설 안첼로티 뮌헨의 다음 시즌이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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