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집권 4년차를 맞는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경제부총리·사회부총리를 비롯, 5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총선용 2차 개각’을 단행함에 따라 사실상 3기 박근혜정부가 출범했다.
지난 10월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임명하는 '1차 개각' 단행 이후 이번 2차 개각을 통해 내각 삼두마차의 양 날개인 경제부총리와 사회부총리, 행정자치부, 산업통상부, 여성가족부 5명 장관을 교체, 모두 7개 부처 개각으로 3기 내각 구성을 마무리했다.
당초 12월 초로 예상됐던 개각이 국회의 경제활성화·노동개혁 관련 입법 처리 지연으로 늦춰져 왔지만 박 대통령이 연내 법안 처리를 못 박고 국회를 강하게 압박하던 터여서 연말경 개각이 단행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특히 3기 내각은 지난 3년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핵심 과제들에 대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는 만큼 현정부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치인과 안정적인 관료 및 전문가를 발탁해 국정 안정을 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근혜 정부 세번째 경제사령탑을 맡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박 대통령 당선인 시절부터 경제 정책 입안과 정책 수행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온 친박계 최측근 인사다. 당과 주요 요직을 경험해 박근혜정부의 4대 개혁과 핵심 국정과제,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점이 주요 발탁 배경이다.
특히 최근 국회에서 주요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국회와의 협상에 유리한 측근 정치인 출신을 발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내년 총선과 이후 6월 여당의 지도부 개편 때까지 원활한 당·청(黨靑) 관계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와 호흡을 맞췄던 유 내정자는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현 경제팀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혀 향후 기존 경제 정책의 큰 틀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4대 부문 개혁, 구조개혁 입법을 비롯해 그동안 추진해온 국정과제를 마무리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토부 장관 때 펼쳤던 부동산 부양 기조를 꾸준히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 내정자는 청와대의 인사 발표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활성화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면서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유 내정자는 "경제활성화 법안과 나아가 노동개혁까지 국회가 통과시켜야 한다"면서 "청문회를 통과하기 전까지는 후보자인데, 현직에 있는 의원으로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내년 중국의 경기 불안과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새 경제부총리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 부총리 경제 정책이 단기 성장에 치중해 많은 부작용을 낳은 만큼 새경제팀은 위기 관리를 위해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강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내정자는 또 현재 경제상황과 관련해 "1997년(IMF)과 유사한 게 있고 다른 점이 있는데, 유사한 점은 충분히 경계해야 한다"면서 "경제가 비상사태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앞으로 전계되는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대응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라며 청와대의 입장을 뒷받침했다.
한편, 여야 정치권은 이날 개각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이번 인사들은 전문성과 명망을 두루 갖춘 인사들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 과제와 4대 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들로 판단된다”며 “국정의 내실을 다져 현재 대한민국 경제 위기를 타파하고 꽉 막힌 정국을 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환영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땜질식 회전문 인사, 보은 인사라는 것 외에는 별 특징을 찾을 수 없는 인사"라면서 "내정된 인사들이 각 분야의 국정을 이끌 전문성을 찾아보기 힘들어 얼기설기 짜깁기한 개각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혹평했다.
특히 유 경제부총리 내정자에 대해 "조세·재정전문가로 위기에 부닥친 우리 경제 전반을 이끌고 갈 수 있을지 불안하다"며 "특히 개각후 일성이 실패한 최경환 부총리의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어서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신임 사회부총리 내정자에 대해서도 "기계공학을 전공한 학자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사회적으로 갈등이 첨예한 교육 현안을 풀어갈 안목과 식견을 과연 갖추고 있는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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