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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1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경기도 수원 경기대학교에서 열린 '경기도당 제20대 총선 필승 결의 및 자연보호 캠페인 등반대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새누리당]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은 21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안대희 전 대법관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에게 수도권 출마를 권유하기로 했다. 안철수 신당으로 중도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소중한 자산이 되는 그런 명망가들에 대해선 수도권 출마를 권유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얘기가 (비공개 회의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현역 의원들은 포함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는 앞서 공개 회의에서 원유철 원내대표가 "개혁적인 이미지로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안대희 전 대법관 같은 분들이 수도권 접전지에 출마하셔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나온 얘기다.
원 원내대표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안철수 의원을 거론하며 "안철수식 구호정치, 철수정치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우리당으로서는 또 하나의 전선이 생기는 셈이고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좋은 정책과 경쟁력 있는 좋은 인물이 우리당의 후보로 출전되어야 한다"면서 이 같이 제안했다.
그의 발언은 당내 일각에서 수차례 제기돼 온 이른바 '험지출마론'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인지도가 높은 인사들이 대구·경북(TK)과 강남 등 전통적인 여당의 텃밭보다는 야당과의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 등에 출마함으로써 당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략공천이 아니냐는 우려에 김 대표는 "특정인을 어느 지역에 꽂는 전략공천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당 전체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고, 국민적 지지가 높은 사회적 명망가를 영입하되 그분들도 민주적 절차에 의한 경선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면서 "경선은 자유투표고 그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들에 대해 "특정한 혜택(어드밴티지)은 없다"면서도 "수도권 출마를 결심하면 경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와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바 있는 인사들이 수도권 출마에 나가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범위에 대해선 아직 정하지 않았다"면서 "대표적인 몇 분에 대해선 권유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조윤선 전 정무수석과 이혜훈 전 새누리당 의원이 나란히 서울 서초갑 출마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당의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는 분들이 한 지역에 몰리는 것은 교통정리가 좀 필요한 것 아닌가 한다"고 답했다.
원 원내대표는 안 전 대법관과 사전에 교감이 없었다고 말했지만, 그가 지난 14일 예정됐던 출마 선언을 돌연 연기한 것을 두고 사전 교감에 대한 추측이 무성하다. 현재 일부 언론을 통해 안 전 대법관은 부산 해운대 출마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처럼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에 최고위원들이 의견일치를 본 것은 안철수 신당에 대한 위기감이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유권자 28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총선 정당지지도에서 안철수 신당은 16.3%를 기록했고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각각 38.2%와 25.7%로 현재보다 떨어졌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최근 청와대의 총선 개입으로 새누리당의 개혁 이미지가 쇠퇴하고 있고, 박근혜정부가 내년 임기 4년차를 맞는 가운데 대규모 경제위기도 거론되고 있다"면서 "야권이 제대로 후보를 내고 경쟁하면 설사 분열되고 있다고 해도 국민들의 시선은 야권으로 쏠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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