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의 프리즘] 고개숙인 윤은혜, 사과는 했지만 찜찜한 뒷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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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2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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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은혜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사만사 타바사' 매장에서 열린 브랜드 행사에 참석해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수많은 사람의 무리를 뜻하는 '대중'. 대중이라는 단어와 연결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냄비근성이다. 냄비근성이란 어느 한 주제에 대해 다수의 사람들이 확 불타올랐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식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쉽게 흥분하는 다혈질, 뭉치기 좋아하는 국민성 등에 의해 유독 대한민국에서 강하게 나타나는 모양새다.

어떤 이슈가 등장하면 대중은 쉽게 흥분하고 동조한다. 하지만 또 다른 이슈가 등장하면 조금 전 열을 올리던 이슈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린다. 이같은 대중의 성향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 바로 '연예계'다.

음주운전, 말실수, 마약, 도박 등 잘못을 저질러도 한동안 떠들썩했다가 또 다른 스타의 잘못으로 묻힌다. 자신의 잘못을 다른 이의 실수로 덮으려는 연예계, 그리고 이를 이용하려다 제 발등을 찍고 있는 스타가 있다. 윤은혜다. 윤은혜는 지난 1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한 가방 브랜드 사진 행사에 참석해 자신을 둘러싼 디자인 표절 논란에 대해 "그동안 심려를 많이 끼쳐 죄송하다"며 "논란이 있었지만 앞으로 실망시키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짧은 사과를 전했다.

앞서 윤은혜는 지난 8월 중국 동방위성TV 디자인 서바이벌 '여신의 패션 시즌2'에서 윤춘호 디자이너의 의상을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9월 13일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한 차례 표절 논란을 언급한 이후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그녀의 사과에 대중이 마음을 풀기는커녕 더욱 차가와진 느낌이다. 주어가 생략된 사과, 영혼없는 사과,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사과라며 대중은 윤은혜를 용서하고 받아들이기보다 더 얼어붙은 양상이다. 논란이 일어난지 4개월이 지난 시점도 문제다. 사과를 받을 대상을 지칭하지도 않은 성의 없는 사과는 얼렁뚱땅 이 사건을 덮고 싶다는 속내를 여실히 비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도 윤은혜의 태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SBS '한밤의 TV연예'에서는 김태훈과 허지웅이 윤은혜의 사과를 날선 태도로 비판했다. 

이날 허지웅과 김태훈이 윤은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김태훈은 "중국 프로그램 관계자의 말을 들었었는데 윤은혜가 함구한 이유는 아마 위약금이나 소송이 있었을 것"이라며 "자신의 의상이 표절이라고 인정하면 거대한 소송이나 위약금에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훈은 "이 사과가 문제가 된 것은 주어와 목적어가 빠지고 그냥 죄송하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허지웅은 "사과 아닌 사과는 더 불쾌감을 줄 수 있다"고 동의했다.

윤은혜의 태도는 중국과 한국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윤은혜는 중국 동방위성TV '여신의 패션 시즌2'에서 표절 논란이 된 의상을 포함해 3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3번째 우승 시 해당 프로그램 심사위원은"최근 윤은혜 보도를 많이 봤고, 최근 윤은혜가 많은 매체의 압력을 받고 있다는 걸 잘 안다"고 위로하며 "그래서 오늘은 내 행동으로 그녀에 대한 존경과 감사로 위로를 전하고 싶다"는 말에 그녀는 뜨거운 눈물을 펑펑 쏟았다. 중국에서 보여준 윤은혜의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중국에서 내비친 진심어린 모습을 국내에서 단 한차례라도 보였다면 대중이 이렇게 싸늘하게 반응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쉽게 끊어오르고 쉽게 잊혀지는 대중의 마음이라지만 잊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진심'이다. 대중의 진심을 농락한 유승준은 아직 국내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고 사생활 논란으로 눈총받고 있는 에네스 카야 역시 대중의 곱지않은 시선에 시달리고 있다. 말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 반대로 말한마디로 천냥빚이 생기기도 한다. 윤은혜는 대중에게 스스로 빚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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