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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경의 머니마니]국가 신용등급 상향과 가계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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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2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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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경 FM파트너스 대표]

국제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a2로 상향 조정했다. Aa2는 무디스가 부여하는 21개 등급 중 3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이로써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8번째로 신용도가 좋은 나라가 됐다. 가계부채가 1200조원에 육박하고 경제 성장률에 적신호가 켜져 동분서주하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나온 국가 신용등급 상향이라 어리둥절하지만 그래도 하향이 아니라서 천만 다행이다.

신용도가 좋다는 것은 한국에 돈을 투자하면 얼마든지 돌려 받을 수 있다는 신뢰감 즉, 부채상환 능력이 좋다는 뜻이다. 그래서 신용등급이 높으면 외국자본을 싸게 조달할 수 있다.

다만 신용등급이 반드시 그 나라의 경제 상황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부채상환 능력이 좋다는 것이지 경제가 잘 돌아가 지속성장을 이룩하며 일자리가 잘 만들어진다는 그런 의미는 아니다. 때문에 신용등급이 상향됐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경제성장이 동반될 때 신용등급은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것이다.

가계부채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가계소득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부채 총량만 규제한다면 신용도는 좋아지겠지만 소득 증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더구나 담보대출의 경우 대출금 상환에만 초점을 맞추고 거치 기간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은 가계의 현금 흐름을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부채는 독이 아니라 약이 되고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부채의 규모와 이자 감당 능력을 함께 고려해 봤을 때 이자를 감당할 만한 충분한 소득이 있고 대출금도 제대로 운용하고 있다면 가계의 안정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

현 가계부채의 증가는 저금리 시대를 맞아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월세를 피해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와 월세를 받아 생활비에 충당해야 할 은퇴생활자의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부동산 시장의 대박을 꿈꾸며 무분별한 투자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증가하는 대출이 아니기에 대출을 제한하고 상환을 강조하는 것은 가계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

현금 흐름은 혈액순환과 같다. 개인 재무관리에 있어서 현금 흐름은 가계 재무상황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금흐름이 좋으면 재무관리를 하기 용이하다. 좋은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한 재무관리는 자산의 증가를 가져오고 자산의 증가는 새로운 현금 유입을 만들어 현금 흐름을 더욱 더 좋게 만든다. 그 결과 재무상태가 튼실해 지는 것이다.

정부의 가계부채대책이 가계의 신용도는 상향시킬지 몰라도 현금 흐름을 악화시켜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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