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한국한의학연구원(KIOM)은 국제표준화기구 전통의학 기술위원회(ISO TC249)에서 뜸에 대한 국제 표준 ’뜸의 일반 요구사항'이 제정됐다고 23일 밝혔다. ISO TC249는 전통의학 분야 국제표준 제정을 위한 전문 협의체다.
전통의학에서 ‘一鍼, 二灸, 三藥’(일침, 이구, 삼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뜸 요법은 주요 치료 방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국가마다 제조하는 뜸 제품의 재료·형태가 다양하고 제조방법 등에 대한 명확한 표준이 없어 혼란이 있었다.
한의학연은 뜸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고자 2012년 뜸의 일반 요구사항에 대한 우리나라 국가 표준을 제안했고 이를 바탕으로 뜸에 대한 KS 표준(의료용으로 사용하는 뜸의 종류·재료의 시험방법과 포장·표기 방법 규정)이 제정됐다.
류연희 한의학연 책임연구원과 중국 측은 이후 2012년 5월 대전에서 열린 제3차 ISO TC249 총회에서 뜸의 KS 표준을 바탕으로 국제표준안을 제안했다. 양국이 공동으로 표준 개발 프로젝트를 구성해 추진하는 것으로 총회에서 합의됐다. 이후 약 3년간 한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다른 회원국과의 논의를 거친 결과 2015년 11월 뜸의 일반 요구사항으로 국제표준이 최종 제정됐다.
이번에 제정된 뜸의 국제 표준은 뜸기구, 재료의 안전성과 품질, 구조 및 치수, 재질, 재료, 시술온도, 시술의 안전성, 포장, 표기, 운송 및 보관에 대한 요구사항들로 구성됐다.
특히 환자를 화상의 위험에서 보호하고자 뜸 시술 시 최대 온도를 규정하고 피부와 닿는 부분의 재질은 뜸이 시술 중에 피부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고정돼야 한다는 등의 우리나라 뜸 안전성 표준에 대한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
또한 사람의 피부 표면 온도를 직접 측정하는 것보다 안전하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뜸 온도 측정 기술과 뜸의 재료인 쑥의 인조 건조방법에 대한 내용도 부속서에 수록됐다.
현재 뜸은 한·중·일 3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 뜸 전문 시술업체가 2020년 4,000개까지 늘어날 전망된다고 한의학연은 설명했다. 이번 뜸 국제표준 제정을 계기로 우리나라 및 세계 뜸의 품질과 안전성 향상에 기여하게 됐으며 나아가 우리나라 뜸 제조 기업의 해외 수출 시장 판로 개척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혜정 한의학연 원장은 “이번 국제 표준 제정은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구성하고 협력해 주도적으로 개발한 첫 사례”라며 “이를 계기로 세계전통의학시장을 선도하는 한국과 중국이 상호간의 협력을 강화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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