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KB금융, 리딩뱅크 탈환 위해 때론 과감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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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2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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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KB금융그룹이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함에 따라 M&A(인수합병) 잔혹사가 또 다시 반복됐다.

당초 KB금융은 대우증권의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증권사 인수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며 이번 인수전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최종 베팅에서 밀리며 결국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2조1000억원대를 제시하는 데 그쳐 2조4000억원대를 써낸 미래에셋증권에게 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신한금융을 따라잡고 리딩뱅크의 지휘를 회복하겠다는 윤종규 회장의 목표가 한걸음 멀어졌다. KB금융의 경우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하기 때문에 증권사 인수를 통한 사업 다각화가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자 단숨에 업계 1위로 뛰어오를 수 있는 대형 매물을 눈앞에 두고 과감하게 내지르기 보다 하나하나 세심하게 따져가며 접근한 은행권의 보수적인 마인드가 가장 큰 실패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KB금융은 지난 2013년 진행된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전 당시에도 인수가에서 밀리며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KB금융은 우리투자증권에 대해 1조2000억원으로 NH농협금융보다 높은 가격을 적어냈지만,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에 대해서는 마이너스로 평가해 전체 가격에서 밀려 결국 인수에 실패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KB금융를 보면 지금 대우증권을 놓친 것보다 당시 우리투자증권을 잡지 못한 것이 더욱 안타깝다"면서 "당시 우리투자증권을 가져갔다면 금융권 지도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주인이 없는 회사기 때문에 높은 금액을 베팅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같은 저성장 시기에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때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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