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달러 강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내년에는 달러 상승률이 주춤한 뒤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고 CNBC,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준이 거의 10년 만에 긴축 쪽으로 방향을 틀자 미국 달러인덱스(USD)는 올해 말 기준 9% 성장했다. 달러인덱스는 주요 바스켓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낸다.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해 중국, 호주, 일본 등 글로벌 통화 정책들도 강달러 현상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도이체방크는 내년 달러화 상승률이 1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씨티그룹과 국립호주은행(NAB) 등은 5%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22일(현지시간) 기준 달러인덱스는 98.13으로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지난 16일 이후 이틀 동안 오름세를 보였었다.
달러화가 하락세를 보이자 신흥국 통화는 반등했다. 통상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수출입에 의존하는 신흥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전날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4거래일 연속 올라 한 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고, 인도 루피화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영향으로 내년 초까지는 달러인덱스가 소폭 상승하겠지만 강달러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상승폭에는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연준의 금리인상 주기를 봤을 때도 내년 상승폭이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마크 매튜스 줄리어스베어 소속 아시아 리서치 담당자는 "직관적으로 보면 달러화 상승을 예상할 수 있겠지만 과거 7차례 있었던 연준의 긴축 정책 주기로 미뤄보면 상승폭이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수일 내 달러인덱스가 하락한 뒤 그 수준이 이어졌다.
케이시 리엔 BK에셋매니지먼트 매니징디렉터는 "내년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과 강달러 현상 때문에 연준이 기축 속도를 늦추게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달러화가 고점을 찍고 다른 통화는 바닥을 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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