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총괄회장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직 해임 무효소송 내년 2월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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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2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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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총괄회장[사진=MBC 영상 캡쳐]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관련 소송전이 한일 양국에서 본격화한 가운데 일본 법원에서 진행 중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직 해임 무효소송'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5일 오후 3시 30분부터 약 20분간 도쿄지방재판소에서 열린 '신 총괄회장 해임 무효소송'의 진행협의기일에서는 추후 심리 일정을 잡지 못하고 내년 2월 중 진행협의기일을 한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오늘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재판부에 소송의 위임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 근거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였다"며 "다음 진행협의기일 때는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서 위임장의 적법성 등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소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제기한 이 소송이다.

그러나 피고인 일본 롯데홀딩스가 고령인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 등 건강 문제를 이유로 위임 효력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본격적인 심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6일 열린 첫 심리에서 재판부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소송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위임장을 제출한 것 아닌가'라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의 제기를 거론하면서 심리를 5분 만에 종료하고 양측의 설명을 들어보기 위한 진행협의기일을 12월 25일로 잡았다.

재판부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위임장의 적법성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분명한 만큼, 이 소송의 향방은 양쪽이 입장을 달리하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문제를 어떻게 규명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고,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재판부가 롯데홀딩스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인다면 변론 및 심리 일정이 더 늦춰지거나 소송이 각하될 수 있다.

반면에 재판부가 롯데홀딩스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송은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가게 된다.

이와 별도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내 롯데 계열사 임원직에서 부당하게 해임됐다고 주장하며 배상을 청구한 사건의 첫 변론기일은 전날 도쿄지방재판소에서 열렸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청구한 배상금은 모두 합해 약 6억2659만엔(약 61억원)에 달하며, 피고 측에서는 재판부에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판단력 이상 여부는 한국 법원에서도 쟁점이 됐다.

앞서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10남매 중 8번째) 신정숙(78) 씨는 지난 18일 서울가정법원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했다.

성년후견인제는 질병·장애·노령 등에 따른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법원이 의사를 대신 결정할 적절한 후견인을 지정하는 제도로, 과거 금치산자, 한정치산자 제도를 대체한 것이다.

법원이 심리 결과에 따라 후견인 지정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신 총괄회장은 스스로 의사 결정이 가능한 상태로 인정받게 된다. 반대로 후견인이 지정된다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이상설은 사실로 공인된다.

이 때문에 성년후견인 지정 결과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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