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남긴 과제인 경제활성화·노동개혁 관련 쟁점법안 협상과 선거구 획정 논의가 해를 넘길 전망이어서 '빈손 국회'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소집돼 다음달 8일 종료되는 임시국회도 절반 가량이 지났지만, 협상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연내 일괄처리'가 실패할 경우,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27일 국회 의장실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와 2+2 회동을 열고 협상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쟁점법안과 선거구 획정을 논의했다.
정 의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31일까지 4일밖에 안 남았는데 31일 본회의에서는 가능한 통과되도록 했으면 좋겠다"면서 "법사위원장에게는 숙려기간 5일에 대해 '지금이 특수한 상황이니까 양해해 달라'고 부탁을 드려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구 획정에 대해 그는 "오늘 이 자리에서 결론이 안나면 연말까지 기다려보겠다"면서도, "입법 비상사태가 생기면 그 땐 특단의 대책을 취하지 않을 수 없으니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선거구 획정이 되지 않을 경우, 국회 본회의에 선거법 개정안을 직권상정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방침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날 3시간여에 걸친 협상은 또 다시 결렬됐다. 문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과 지금까지 많은 논의를 했지만 합의를 위한 단 한번의 아이디어도 제시한 바 없다"면서 "우리 당은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내고 또 양보안도 냈는데, 새누리당은 단 하나도 양보하지 않고 오늘 이 순간까지도 (양보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결론적으로 선거구 획정은 오늘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쟁점법안 처리 역시 추후 협의키로 한 전날의 상황에서 달라진 것은 없었다.
여야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현재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법안들에 대해서 처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쟁점법안은 제외다. 이에 따라 법안처리는 해를 넘기게 됐다.
원 원내대표는 야당과 추가논의를 할 계획을 묻자 "특별한 변동사항이 없으면 당분간 다시 만나긴 힘들 것 같다"면서 "확실히 서로의 입장을 정리하고 합의가 가능한 경우에 만나서 (논의)해야 한다,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선거구 획정의 경우, 지역구 246석·비례대표 64석으로 묶여있는 현행 제도 하에 획정안이 검토될 전망이다.
정 의장은 회동에서 "양당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므로 현행 지역구 246석·비례 64석을 가지고 선거구 획정위원회에 검토를 시킬 수밖에 없다"면서 "31일까지 합의할 수 있으면 합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원 원내대표는 전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 대통령은 우선 28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법안 처리를 강경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선 아예 쟁점법안 처리가 1월 중순 이후로 밀려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임시국회는 8일 종료되지만, 다음달 6일부터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가 시작되는 만큼 국회를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여야가 합의해야 하는 사항이어서 연말 정국은 혼미한 안갯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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