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2015년 라면시장이 2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사상 최초로 2조원대를 돌파한 이후 1년만에 재입성한 것이다.
농심은 29일 올해 라면시장의 성장동력으로 굵은 면발과 불맛의 중화풍 라면을 꼽았다. 짜왕, 팔도짜장면, 농심 맛짬뽕, 진짬뽕 등 굵은 면발과 풍성한 건더기, 색다른 불맛 등으로 차별화된 신제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중화풍 라면의 공통분모는 '굵은 면발'이다. 짜왕을 비롯해 최근 라면업체가 출시한 신제품 대부분에 적용되면서 단숨에 시장 중심에 서게 됐다. 스프 경쟁에서 면발 시대를 선언한 농심의 선택이 시장과 소비자의 니즈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업체들이 면발혁신, 건더기혁신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합격점을 받았고, 소비자 또한 맛있다고 생각하는 제품에 대해선 큰 가격저항 없이 지갑을 여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생겼다"며 "2016년에는 차세대 굵은 면발 개발과 함께 다양한 건면제품 개발로 소비자 기호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2015년 라면시장 2조원대 회복 – 짜장∙짬뽕라면 등 신제품 효과
지난해 다소 주춤했던 국내 라면시장이 올해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 농심은 올해 라면시장이 지난해보다 1.6% 성장한 2조 16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라면시장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주인공은 중화풍 라면이다.
특히, 짜왕은 월평균 1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라면시장에 성장 활력을 불어넣었다. 농심은 짜왕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올해 국내 라면시장 TOP5를 모두 석권했다.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짜왕, 너구리의 농심 제품이 1~5위를 차지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는 굵은 면 중화요리 콘셉트의 신제품 트렌드 외에 쿡방 등 요리를 주제로한 방송의 영향으로 라면이 다양한 요리 소재로 각광받았다는 점이 예년과 다른 특징"이라고 말했다.
◇ 최고 히트 브랜드 '짜왕' – 출시 이후 7개월째 신라면 이어 2위
올 한해 가장 두드러진 라면브랜드 1순위를 꼽으라면 단연 '짜왕'이다. 라면시장이 2조원대로 재진입하게 된 배경에는 짜왕의 역할이 컸다.
짜왕은 출시(4월22일) 한달 만인 5월 라면시장에서 부동의 1위 신라면에 이어 2위를 기록해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짜왕은 11월까지 7개월 연속 시장 2위에 이름을 올렸고, 올해 전체 라면시장에서는 4위에 랭크됐다. 짜왕 브랜드 누적매출은 9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신제품이 출시 첫 해에 라면 TOP5에 진입한 사례는 근래 라면 역사상 최초의 일로 기록될 만큼 이례적이다. 현재 국내 라면시장 파워브랜드(연매출 1000억원)는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단 4개 제품뿐인 상황에서 짜왕의 천억 매출 달성은 내년도 상반기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짜왕의 폭발적인 인기로 올해 하반기 업체들의 때아닌 짜장라면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농심 '짜왕'과 함께 오뚜기 '진짜장', 팔도 '팔도짜장면', 삼양 '갓짜장'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말에 접어들면서 짜장라면 열풍은 짬뽕라면으로 번졌다. 지난 10월 오뚜기 진짬뽕 출시를 시작으로 농심 '맛짬뽕', 팔도 '불짬뽕', 삼양 '갓짬뽕'이 라면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오뚜기는 '진짬뽕'이 출시 2달 만에 2000만봉이 판매됐다고 밝혔으며, 농심 '맛짬뽕'도 특유의 불맛과 얼큰한 국물로 출시 1달 만에 1000만봉이 판매됐다.
◇ 굵은면 불맛 중화풍 라면 새로운 트렌드로 정착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농심은 연초부터 면발 중심의 트렌드를 선점, 신시장 창출에 나섰다. '우육탕면'을 시작으로 '짜왕', 맛짬뽕' 등 굵은 면발을 주무기로 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다른 업체들도 이러한 트렌드를 토대로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2016년에도 농심은 새로운 면을 중심으로한 신제품 개발과 히트가 초반 성적의 열쇠라고 전망했다. 농심은 2016년 건면(乾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굵은 면 트렌드의 성공적인 안착은 '새로운 식감'에 대한 수요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건면이 가지는 찰지고 쫄깃한 식감은 유탕면보다 낫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인 만큼 농심 만이 가지고 있는 건면 제조시설인 녹산공장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색다른 양념소스 등을 활용하는 등 새로운 콘셉트의 신제품 개발도 검토, 제2의 짜왕 신드롬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