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간 몸담았던 조직 떠나는 김주하 NH농협은행장…"조직 안정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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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2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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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 NH농협은행장이 29일 개최된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사진=NH농협은행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NH농협은행이 지난 2년간 은행을 이끌어온 김주하 행장 체제에서 이경섭 행장 체제로 전환하며 본격적인 도약에 나설지 은행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농협은행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새문안로 소재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김 행장 퇴임식을 개최했다.

지난해 1월부터 농협은행을 이끌어 온 김 행장은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한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와 핀테크 및 금융개혁 등 급변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수리답(水利畓) 경영'을 내세우며 성장을 이끌며 은행의 여러 사업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행장의 취임 이후부터 비가 오지 않더라도 풍년 농사가 가능한 수리답 경영을 강조해왔다.

특히 2012년 농협 신경(신용·경제사업)분리로 농협중앙회로부터 물적 분리된 이후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따른다.

이 같은 조직 안정화를 바탕으로 김 행장 체제에서 농협은행의 실적도 급증했다. 김 행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2013년 농협은행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1624억원에 그쳤으나 취임 후 1년 만에 3301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2배 이상 증가했다. 올 3분기에도 누적 당기순이익 역시 431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2799원 대비 54.2% 증가했다.

또 예수금 잔액순증 1위(16조원), 퇴직연금 잔액순증 1위(1조4000억원), 방카슈랑스 수수료 1위(998억원) 등의 성과도 달성하며 경영 역량을 입증했다.

더불어 피싱 및 파밍 등 전자금융사기와 전산사고 등으로 '은행권 사고뭉치' 이미지가 강했으나 김 행장 취임 이후 이 같은 사건·사고가 대폭 줄어든 것도 김 행장의 업적으로 꼽힌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에 발생한 피싱·파밍 등 전자금융사고는 총 4건으로 전년 동기 66건 대비 94.3% 감소했다. 전자금융사고 피해액 역시 2000여만원으로 같은 기간 8억원(97.6%) 줄었다.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에도 역점을 둔 결과 연체비율은 2013년 말 1.02%에서 올 3분기 0.79%로 0.23%포인트 낮아졌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97%에서 1.49%로 낮아지는 등 자산건전성 지표 역시 개선됐다.

이와 관련해 김 행장은 퇴임식에서 "이제 7·8부 능선은 넘었다고 생각되지만 아직도 향후 2~3년은 경영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사업구조개편의 의미를 깊이 새겨 시장 경쟁력을 더욱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농협에서 근무한 그동안의 소회에 대해 "금융 업무에서만 35년 외길을 걸어와 은행장이란 막중한 소임까지 대과없이 마쳐 꿈길이라는 표현 말고는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참 복도 많고 운도 좋았던 길이었지만 아쉽고도 가슴 아픈 추억 또한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혜롭게 일하며 나아갈 방향을 고민한다면 어떤 난관도 극복하고 좋은 성과를 이룰 것"이라며 "농협을 더욱 발전시켜 후배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직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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