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마다 본격적으로 증시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는 시기는 다르다. 삼성증권 및 대신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은 상반기 유로존 중국 일본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증시가 오름세를 타다가 하반기부터 정책 동력이 약화돼 약세로 돌아서는 '상고하저'를 전망한다.
반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은 '상저하고'를 점치고 있다. 1분기 미 금리인상 및 원자재 가격 저점 형성으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하단 분석에서다.
물론 퇴직연금 등 장기투자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아졌고, 외국계 자금들의 비중축소도 완화돼 큰 틀에서는 증시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저성장 기조 속에 산업별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업종별로는 차별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코스피 예상지수 범위 1800~2350
아주경제가 31일 국내 8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새해 코스피 전망치를 물은 결과, 예상지수 범위는 1800~2350선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이 참여했다.
새해 호재로는 달러화 강세 진정과 유가 반등, 국내기업 이익 개선, 유럽과 일본 양적완화가 주로 꼽힌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경기회복으로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고, 유럽과 중국, 일본도 경기부양책을 통해 정책효과를 이어갈 것"이라며 "1분기 글로벌 경기도 동반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 들어서는 먼저 원화 약세로 덕을 볼 업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주에 우호적인 환율 영향으로 시장이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경기방어를 위한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기술력을 가진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기업이 큰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 금리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글로벌 원자재 가격도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기업 입장에서 불황형 흑자 정도는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악재로 열거되고 있는 것은 신흥국 정기ㆍ경제 불안과 정책 모멘텀 약화, 중국 경기둔화 등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경제 성장세가 구조조정으로 한계에 이르고, 기업 부실화도 심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글로벌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선진국 통화정책 대립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수요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도종목은 범소비재ㆍ수출주
2016년 상반기를 이끌 종목으로는 범소비재 업종인 미디어ㆍ헬스케어주가 꼽히고 있다. 하반기에는 경기민감 수출주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원화 약세와 유가 하락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같은 소재와 산업재 종목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종목별로는 대형 가치주로 화학ㆍ철강업종에 속한 롯데케미칼과 포스코가 유망해 보인다. 중국 고정자산투자가 개선되면서 인프라 투자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신증권은 화학ㆍ철강업종에 대한 적극적인 비중 확대 시점을 3분기로 제시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무역 블럭화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대기업 구조조정과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 수요가 커질 IT와 바이오 산업이 유망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LG화학, 메디톡스가 성장성 면에서 부각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5년과 달리 수출주에 대한 재평가가 나타날 것"이라며 "SKC와 현대백화점, 녹십자는 실적개선뿐 아니라 배당 기대감도 큰 종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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