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끌어안게 된 한국 기업인들에게 중국 소비시장은 기업의 흥망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장이 되며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장밋빛 전망만은 아니다
하지만 한·중 FTA가 장밋빛 전망만 보여주지는 않는다. 기술력까지 갖춘 중국산 저가 제품이 무관세로 밀려들면 국내 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가격경쟁력에서 앞선 중국산 중소형 IT 제품은 빠르게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는 샤오미가 그랬고 중국의 대표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가 그렇다. 이에 따라 소형 가전이나 중소형 IT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중소업체들은 긴장의 끝을 놓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조업 전 분야에서는 중국과 기술 격차가 급속도로 좁혀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평균 3.7년이던 중국과의 제조업 기술 격차가 2015년에는 3.3년으로 단축됐다.
더구나 한·중 FTA는 우리나라가 주요 국가들과 체결한 FTA 중 개방 수준이 가장 낮다. 국내 농수산물 시장을 지키기 위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등 민감 품목을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당장 발효 즉시 철폐되는 관세율도 한국 51.8%, 중국은 44%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FTA’ 효과
그럼에도 한·중FTA 효과는 상당할 전망이다. 정부가 대외경제연구원 등을 통해 실시한 '한·중 FTA 영향평가'에 따르면 FTA가 발효될 경우 10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0.96% 추가 성장 △소비자 후생 약 146억 달러 개선 △5만3805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중국 바이어의 81%가 대한국 수입을 늘리거나 기존 수입선을 한국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서 만난 현지 기업인들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을 늘리기 위한 프로세스를 만들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물색하고 있었다.
한·중FTA의 최대 수혜품목으로는 화장품을 비롯해 생활용품 등이 꼽힌다. 의료·교육 등 서비스 분야 개방 효과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4년 중국 화장품 시장은 1825억 위안(약 298억 달러) 규모로, 전년대비 10% 증가하였으며 2010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14년 수입 화장품(기초·색조)시장에서 한국은 프랑스, 일본, 미국 다음으로 4위, 2015년 상반기에는 한국이 프랑스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오재호 코트라 광저우 무역관장은 “한국산 제품의 가격인하, 비관세장벽 철폐효과, 한국산 제품의 인지도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중 FTA에 따른 양국 경제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면서 단순 수출입 교역을 넘어 기술협력과 투자 등을 통한 전략적 협력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 시장 역시 커질 전망이다. 중국 소비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전자상거래 소매 판매액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14년 중국 전자상거래 총액은 13조40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1.4% 성장한 데 이어 2014년 중국 전자상거래 B2C 소매 총액은 2조8211억 위안, 2011년 이후 연평균 52.6%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대형 소매기업(백화점 위주) 성장세는 주춤한 상황이다. 2014년 중국 100대 대형 소매기업의 상품 소매액은 전년대비 0.4% 증가하였으며, 성장률은 2013년 대비 8.5% 하락했다. 특히 100대 대형 소매기업 중 2013년 대비 매출액 감소 기업은 75개사로 2013년 대비 41개사 증가하였으며, 매출액 10%이상 상승 기업 11개, 매출액 10%이상 하락 기업은 28개사에 달한다.
◆지재권 분쟁은 우려
전문가들은 한중 FTA 이후 중국 내 현지 브로커들에 의한 상표 선점이 더욱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의류, 화장품 등 짝퉁, 모조품이 유통됨에 따라 중국 내 상표권 분쟁에 대한 피해 사례들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허청이 발표한 ‘해외 지재권 분쟁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출 기업의 해외 지재권 분쟁은 총 235건 발생했고, 이 가운데 36.3%(86건)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은 여전히 중국을 짝퉁 천국으로 여기고 현지에서 지재권 보호를 소홀히 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할 때 지재권 대응은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하나"라면서 "상표나 특허 등록 없이 진출했다가는 진출 자체가 무산되거나 지재권 분쟁에 휘말려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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