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집] 2016년 유통업계 기상도 - 온·오프라인 채널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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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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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마트 등 오프라인 업계 올해도 고전 예상

  • 홈쇼핑·오픈마켓 등 온라인 업계는 저상장 전망

[그래픽=아주경제 임이슬기자 90606a@ ]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냉각된 소비심리가 조금씩 완화하면서 소비 빙하기에서 탈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김지효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백화점과 대형마트, 홈쇼핑 등은 내년에도 매출 증가가 힘들 것으로 보이고, 올해 고공성장한 편의점은 올해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다."(이준기 KDB대우증권 연구원)

2016년 새해 유통업계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다.

지난해 국내 유통업체들은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소폭 신장 또는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도 겉으로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늘어 매출이 늘었지만 공항 사용료 증가 등으로 이익은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담뱃값 인상 덕을 본 편의점은 웃음을 지었지만 한정된 효과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홈쇼핑도 지난해 백수오 파동 등으로 한때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모바일 쇼핑의 강세와 역직구라는 새로운 먹거리로 인해 소셜커머스와 온라인 마켓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올해는 큰 악재만 없다면 지난해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심리가 되살아 났고 유통업체들도 맷집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매출이 바닥을 찍은 상태에서 더 이상 내려갈 것도 없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면세점 등 오프라인 채널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지난해 혹독한 한 해를 보냈다. 2013년 세월호 사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때아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았다.

부실한 성적표가 이를 증면한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11월까지 매출(기존점 기준)은 2014년 같은 기간보다 3.3% 늘었다. 전년 전체 매출 증가율(1.5%)보다는 높아졌지만, 사실상 2년 연속 성장이 멈춘 상태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1~11월까지 누적 매출(1~11월)이 전년 동기보다 2.9% 많았다. 하지만 2014년 전체(매출 증가율 1.2%)와 비교해 큰 폭의 신장은 없었다.

신세계도 지난해 11월까지만 봐도 누적 매출이 0.3% 정도 감소했다. 이는 204년 전체 증가율(0.1%)보다도 오히려 저조한 성적이다.

상황이 이렇자 백화점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복합 쇼핑몰과 아울렛을 선정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은 올해 해외 진출을 비롯해 도심·교외형 아울렛, 복합몰 등 다양한 포맷 출점을 통해 성장 동력을 이어갈 전망이다. 베트남 호찌민 다이아몬드플라자를 비롯해 2020년까지 해외에 백화점 20개를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2017년까지는 서울 상암 DMC 지구를 비롯해 경남 김해와 경기 파주·오산·의왕, 인천터미널단지 등에 복합 쇼핑몰도 순차적으로 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인천 송도에 프리미엄 아울렛도 준비 중이다. 또 송파 가든파이브, 동대문 케레스타등 유동인구가 증가하는 쇼핑지역에 신규 출점이 확정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하남과 김해, 동대구 등에 신규 점포 3곳을 오픈키로 했다. 김해점은 백화점과 쇼핑몰 장점을 혼합한 하이브리드형 백화점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동대구점포는 대구 랜드마크를 목표로 동대구역 환승센터에 입지해있다. 강남점 확장과 부산센텀시티 증축이 완료되면 추가적인 영업면적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AK플라자와 대전 타임월드점의 한화갤러리아도 대규모 신규 출점과 라이프스타일 매장으로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백화점은 델리, 디저트 브랜드 위주로 신규 F&B 콘텐츠를 개발해 젊은층 이탈을 막고 중국인 관광객(유커)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패키지를 선보이는 등 해외 관광객 마케팅 강화도 예상됐다. 이런 노력이 실적으로 이어지면 올해는 전년보다 2%가량 매출 반등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형마트는 올해를 심기일전의 해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주최로 열린 ‘2016 유통 대전망’에서 이경희 신세계 미래정책연구소 팀장은 “2016년에는 총선과 맞물린 정치권의 규제 포퓰리즘 정책마저 우려돼 대형마트 시장은 1%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PB 등 차별화 상품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체험형, 몰형 마트와 포맷 다변화를 꾀하고 온라인몰 전용 물류센터 확대에 나서면 매출 반등에 힘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롯데마트가 3세대 대형마트를 표방하며 뮨을 연 경남 창원의 양덕점의 성공적인 안착에 힘 입어 올해 30여개까지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이마트 역시 특화된 직영 전문매장으로 구성된 '이마트 타운'을 운영하면서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새로운 원스톱 쇼핑공간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는데 이런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백화점과 마트 업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키워드인 '옴니채널'과 '페이먼트 시장' 강화는 매출 신장의 또 다른 키가 되고 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과 한화갤러리아는 롯데닷컴, 엘롯데 등 온라인몰에서 구입한 상품을 백화점에서 찾을 수 있는 '스마트 픽', '픽업@스터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세계그룹도 백화점과 마트, 창고형 마트 등 분리돼 있던 그룹 계열사 쇼핑몰을 SSG닷컴으로 통합해 원스톱 쇼핑환경을 구축했다.

여기에 신세계의 SSG페이를 시작으로 롯데의 L페이, 현대의 H월렛 등이 출시되면서 국내 주요 유통기업의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의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지난해말 신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사업자로 선정된 HDC신라 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가 잇따라 신규 점포를 오픈했다. 연간 2조원의 먹거리 쟁탈전의 본격적인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신세계와 두산까지 신규 시내 면세점을 오픈하면 기존 업체인 롯데·신라·신세계와의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나홀로 성장한 편의점업계는 올해도 1인가구 증가 등의 영향에 먹거리 중심의 PB상품 판매가 이어지지면서 성장가도를 달릴 전망이다. 하지만 담뱃값 인상 효과가 감소되는 상황에서 실제 매출은 한자릿수 증가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 홈쇼핑·오픈마켓·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채널

올해 가장 기대되는 유통 채널은 홈쇼핑과 온라인 마켓, 소셜커머스 업계다.

홈쇼핑 업계는 지난해 가짜 백수오 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4월 한국소비자원의 백수오 관련 발표를 통해 시작된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 때문에 한때 건강식품 매출은 급격하게 추락했다. 백수오가 주로 유통됐던 채널에서는 대량 환불 요구 사태가 벌어지면서 영업 여건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 주요 홈쇼핑 업체들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반토막 났다. 판매수수료 갑질 논란도 큰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업체들이 잇따라 자국책을 마련하고 성공적인 해외 진출이 이뤄지면서 3분기 이후 제자리를 찾았다.

GS샵은 카카오톡 채팅창에서 홈쇼핑 상품을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 'GS샵 톡 주문' 서비스를 시작했고, 롯데홈쇼핑은 소통 강화를 위해 서울 잠실역 롯데월드몰 지하광장에 홈쇼핑 제품과 방송,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롯데홈쇼핑 스튜디오숍'을 오픈하기도 했다.

현대홈쇼핑은 업계 최초로 선불 충전식 결제수단인 'TV 머니'를 오픈하는 등 결제 방식을 다양화해 고객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했다. T-커머스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한 T-커머스 업체들의 행보는 홈쇼핑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오픈마켓을 비롯해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몰의 올해 기상도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맑음'이다.

업계는 지난해 메르스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급감한 대신 역대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게다가 블랙 프라이데이와 K-세일 데이 행사 등에 참여하면서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쇼핑몰에서의 거래액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올해도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도 호재다. 지난해 말 이 협정이 공식 발효됨에 따라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판다코리아닷컴 등 역직구 전문 업체들이 각광받는 이유다.

기존 오픈마켓 업체들인 G마켓과 옥션, 11번가와 인터파크 등도 잇따라 중국 고객 선점을 위해 중국어 서비스 선보였다.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결재 방식도 과감하게 도입했다.

이준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업체 간 차별화를 통한 시장점유율 경쟁이 올해부터 본격 시작될 것"이라며 "업체 간 차별화는 소비 경험의 제공과 차별화 상품에서의 경쟁력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소셜커머스의 약진은 올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주로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던 생필품 카테고리를 강화하면서 가격 경쟁력과 빠른 배송 전략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특히 ‘배송 전쟁’을 일으킨 쿠팡의 전국 물류망 구축은 유통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지난해 6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10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도 이끌어 내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티켓몬스터도 자체 생필품인 슈퍼 마트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24시 내 받을 수 있는 ‘슈퍼배송’으로 대응에 나섰다. 위메프도 낮 12시 전까지 주문하면 당일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업태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2016년 유통업계는 적자생존의 법칙이 어느해 보다 강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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