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사진=아주DB]
진 원장은 3일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가 금융감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그것을 기반으로 대내외 어려움을 극복해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올해 감독 방향에 대해선 △리스크 관리 △금융개혁의 일관성 △소비자보호의 총 3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리스크 관리에 대해서 그는 "올해는 중국경기의 둔화와 더불어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해 세계경제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개방경제 구조인 우리나라는 대외변수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때보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기에 건전성 검사를 강화하고 선진 감독 패러다임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외 리스크와 실물경제 불안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진 원장은 "건전성 검사 강화를 위해 금융회사와 쌍방향 소통을 활성화하고 동시에 금감원 직원들의 전문성도 높이겠다"며 "올해는 검사역의 순환근무제도를 개선하고 검사조직 개편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를 실천하기 위해 관행적인 현장검사를 줄이고 상시감시 조직과 인력을 재정비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어 "지난해 금융개혁을 통해 규제를 합리화하고 감독의 틀을 사전규제에서 사후감독으로 전환했다"며 "자율성을 확대한 만큼 금융회사 스스로 리스크 관리 역량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 시행되는 필라2(PillarⅡ) 제도 등을 통해 금융사에 필요한 자기자본을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며 "금융사가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 취약점을 개선할 수 있게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개혁에 대해서 진 원장은 "지난해는 금융개혁의 '씨앗'을 뿌린 해"라며 "올해는 금융개혁 과제가 차질 없이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림자규제 개선을 위해 지난해 말 국무총리 훈령으로 '금융규제 운영규정'을 제정했다"며 "감독당국은 시장의 자율과 창의를 존중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시에 금융회사도 자체적인 내부통제와 자율책임 문화의 정착이 요구된다"며 "감독당국과 금융회사가 파트너쉽을 강화해 자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보호에 관해서 진 원장은 "금융상품 가격이 자율화되고 상품심사가 사후보고로 전환되는 등 상품개발의 자율성이 확대됐다"며 "이같은 변화는 금융회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동시에 과도한 가격인상 및 과열 경쟁 속에서 소비자 권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새로 도입되는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제도'를 통해 금융회사의 자체적인 소비자보호 기능을 심층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상품 위험 발견지표를 개발해 금융상품 판매단계에서부터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불완전판매를 차단하겠다"며 "중대한 위규 적발 시에는 일벌백계로 시장규율을 확립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또 "금융소비자 주권의식이 정립될 수 있게 1사1교 금융교육을 내실있게 추진할 예정"이라며 "금융회사의 금융 민원과 분쟁의 자율처리 시스템도 조기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이에 앞서 지난해를 회고하며 "지난해는 신뢰와 역동성, 자율과 창의라는 3대 기조 하에 금융개혁에 매진했다"며 "금감원은 특히 '민생침해 5대악 척결'과 '20대 금융관행 개혁'을 추진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노력들이 시장참가자가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미세 개혁을 통해 금융문화의 근본적인 쇄신을 이끌어내고 있다"며 "실제 국민들의 금융생활에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감독의 저변 확대에까지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진 원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역임한 벤 버냉키의 회고를 언급하며 "벤 버냉키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감독당국 입장에서 미흡했던 3가지를 말한 적이 있다"며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와 소비자 보호, 전체 금융시스템 리스크 관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대내외 금융여건은 녹록치 않지만,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금융환경을 조성해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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