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를 후꾼 달궜던 '복고, 힙합, 걸크러쉬'는 올해에도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초반 '무한도전-토요일토요일은 가수다'로 불붙은 복고 열풍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등으로 정점을 찍으며 전 음원차트를 80, 90년대 노래 또는 리메이크 작들이 차지하는 기현상을 낳았다. 지누션, 터보 등 추억의 가수들도 속속 돌아왔다. 그간 비주류로 취급됐던 힙합이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랩스타' 등 방송과 결합하며 이슈로 떠올랐고 마마무, 소녀시대 등 걸크러쉬를 앞세운 걸그룹들의 선전도 돋보였다.
2016년에도 복고, 힙합, 걸크러쉬라는 가요계 키워드는 계속 될까? 정답은 'yes'다.
◆ 복고는 계속된다 '쭈욱~'
상반기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가 불러온 복고 열풍은 하반기 tvN 금토미니시리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로 이어졌다.
SES, 쿨, 터보, 엄정화, 지누션, 이정현, 조성모, 김건모 등은 ‘토토가’에 출연해 당시의 무대를 그대로 재연하며, 9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방송 후 이들의 대표곡은 음원차트 상위권에 안착했다. 이같은 열풍에 힘입어 지누션 소찬휘 김현정 터보 등이 신규 앨범을 내고 가요계에 돌아왔다.
하반기 복고 열풍은 ‘응답하라 1988’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1988년도 쌍문동을 배경으로 이 드라마는 80년대 당시의 노래들을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문세의 '소녀'를 리메이크한 오혁의 소녀,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 노을의 '함께', 박보람 '혜화동(혹은 쌍문동) 등이 발표 직후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아직도 10위안에 줄세우기를 하고 있을만큼 인기를 끌고있다. 또 JTBC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은 지금은 잊힌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가수들을 조명하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TV 프로그램이 소환한 복고 열풍은 2016년도에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복고 열풍은 비단 가요계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반 '국제시장' 등 영화계에서도 복고가 화제를 일으켰고 나팔바지 등 패션계에도 복고 바람이 불었다. 경제가 어려울 수록 과거를 회귀하는 습관이 있다는 대중의 심리처럼 2016년에도 소주, 맥주, 지하철, 버스, 가스비 인상 등 줄줄이 이어진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들과 함께 과거의 좋았던 시절로 회귀하고자 하는 복고 열풍의 기세가 꺾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 힙합은 옳다 "2016년에도 힙합 다시 힙합"
지난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힙합'은 올해도 그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간 힙합은 가요계에서 비주류로 인식돼 왓다. 하지만 지난해 힙합은 엠넷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라는 프로그램과 연결되며 대중의 관심으로 등장했다.
‘쇼미더머니’는 인기에 힘입어 시즌4까지 방영됐으며 여성 래퍼 서바이벌 '언프리티랩스타'도 시즌 2까지 방영됐다. 매회 방송 이후 1위를 차지한 곡들이 음원차트 1위에 오르거나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인기와 화제성을 모두 잡았다.
쇼미더머니는 여성비하 논란, 디스(dis)만 강조하며 힙합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힙합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대중들의 눈높이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다. 언프리티 랩스타는 국내 최초 여성 래퍼들의 서바이벌로 제시, 치타, 피에스타 예지, 트루디 등의 실력자들을 배출해냈다. 지난해 경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로꼬, 아이언, 치타, 제시 등은 앨범 발매를 통해 적극적인 활동에 나섰다.
또 사이먼 도미닉, 자이언티, 매드클라운, 빈지노 등도 힙합 열풍에 참여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솔로로 나선 지코는 음원차트를 강타하며 자신의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이외에도 정규 8집 앨범 ‘그랜드 카니발(Grand Carnival)’을 발매한 다이나믹 듀오를 비롯 리쌍의 개리, 타이거JK, 지누션 등 원조 힙합래퍼들의 선전도 눈부신 한해였다.
올해도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랩스타의 시즌은 다시 방영될 예정이며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2015년 기반을 닦은 힙합은 올해 바탕을 다진 추진력으로 2016년에도 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 여자도 반하는 '걸크러쉬', 언니들 인기는 계속된다
2015년은 유독 걸 크러쉬(Girl Crush·여자가 다른 여자에게 감탄하거나 동경하는 것)한 스타들이 돋보이는 한 해였다. 이들은 남성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여덕(여자 덕후)까지 만들며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1'을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래퍼로 각인된 치타, 제시와 키썸부터 걸그룹 원더걸스 유빈, 에프엑스의 크리스탈, 나인뮤지스의 경리, 포미닛의 현아, EXID의 하니, 마마무, 브라운 아이드 걸스 등이 가수로서의 모습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며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걸크러쉬로 불리고 있다.
가요계의 걸크러쉬 열풍은 꽤나 강했다. 아이돌 팬덤의 주 연령대가 ‘10대’ 그것도 여성임을 감안하면 지난해 몰아닥쳤던 거크러쉬 열풍은 더욱 특별하다. 여성팬들은 과거 남성 아이돌에 주로 열광하던 것과는 달리 그들이 닮고싶은 여성 아이돌을 적극적으로 응원하며 소위 '여덕몰이'에 한창이다.
마마무, 레드벨벳, 멜로디데이 등 2015년 걸크러쉬로 여심을 저격한 그룹들이 속속 등장했다.
마마무는 이른바 ‘여덕’이 많기로 유명한 그룹. 마마무의 문별은 지난 6월 발표한 신곡 ‘음오아예’ 뮤직비디오에서 완벽한 남장으로 화제가 되며 걸크러쉬의 중심에 섰다. 마마무는 특유의 솔직하고 당당한 매력과 여심을 대변하는 가사로 많은 여성 팬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여전한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최고 그룹 '소녀시대'는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 만큼 그들이 착용하는 의상과 액세서리는 많은 여성팬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여성들의 워너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원더걸스, 포미닛 멤버 현아 등도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걸크러쉬 대표 주자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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