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가디언영상 ]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2016년 세계 각국은 화려한 불꽃놀이보다는 군경 배치 등 삼엄한 경계와 함께 새해를 맞이했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각국이 또 다른 소프트타깃(민간인 겨냥 테러) 테러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고 AP와 AFP 등 외신은 최근 보도했다.
특히 지난 10월 발생했던 파리테러의 공포가 아직 가시지 않은 유럽 국가들은 '안전'을 최대의 목표로 보안에 만전을 기했다.
지난 파리테러의 용의자들 대부분이 몰렌백 지역출신임이 밝혀지면서 ‘테러의 온상’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벨기에는 수도 브뤼셀에서 예정돼 있던 2016년 신년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유럽연합 본부가 브뤼셀에 있는 만큼 새해가 다가오면서 소프트타깃 테러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야제날 테러 경보가 발령된 독일에서는 극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독일 경찰은 2015년 마지막 날에 뮌헨의 기차역에서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폭탄테러가 있을 것이라는 첩보를 받은 뒤 중앙역과 파싱역을 폐쇄하고 시민들에게 대중이 밀집한 지역에 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첩보는 미국과 프랑스 정보 당국 두 곳으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매우 신뢰할만한 정보였다고 독일 일간지 빌트는 전했다. 다행히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는 등 실질적인 테러 위협이 포착되지 않아 이튿날 오전 3시 30분쯤 기차역은 다시 개방됐다.
프랑스는 군경 6만여명을 국가 전역에 배치하고 기존에 해오던 불꽃놀이를 취소하는 등 신년 행사 규모를 줄였다. 대신 개선문에서 샹젤리제 거리까지 설치된 스크린에 비디오 퍼포먼스 영상을 틀어 새해 분위기를 띄웠다.
이밖에 러시아 당국은 보안상의 이유로 매년 신년 축하 인파가 몰리는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을 폐쇄했고, 이탈리아는 주요 도시에서 허가되지 않은 폭죽과 불꽃 사용을 금지했다. 영국은 런던에만 경찰 3000명과 소방관 수백명을 배치해 비상사태에 대비했다.
다른 대륙에서도 테러를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국가 전역에 15만 명의 군경을 투입했고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테러에 시달리는 케냐도 허가받지 않은 불꽃놀이를 금지했다.
그러나 새해를 맞이하는 전통 행사를 들뜬 분위기 속에서 무사히 치른 곳도 있었다.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서는 경찰 6000명과 대테러 특수부대가 투입되는 등 사상 최대 규모의 경계를 펼쳤지만, 100년 전통의 크리스털 공내리기 행사에서 시민들은 예년과 같이 포옹과 키스를 나누며 행복한 한 해를 기원했다.
호주 시드니항 곳곳에선 약 15분간 폭죽이 쉼없이 터지는 등 60억원어치에 달하는 각양각색의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았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벌어지는 새해맞이 대형 불꽃놀이를 보려고 시민 200만명 이상이 몰렸다.
한편, 신년을 하루 앞두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5성급 호텔에서는 큰 불이났다. 신년 불꽃놀이를 보러 온 수천명의 관람객들이 앞다퉈 화재를 피하는 통에 혼란을 빚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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