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권오갑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은 4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방침을 ‘다 함께 변하자(Change Together!)’로 정하고 흑자 달성, 사업본부 책임경영체제 정착, 열정과 신뢰 회복, 기술력 확보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권 사장 신년사 전문.
친애하는 현대중공업 임직원 여러분,
201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먼저 지난 한 해 동안 맡은 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6년은 여러분 가정에 희망과 축복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5년을 시작하면서 연말에 흑자를 달성하여 재도약의 기회로 삼으려 했지만, 해양사업의 대규모 손실과 반잠수식 시추선의 인도 거부사태 등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하면서 결국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일감 확보를 위해 조선, 해양, 플랜트에서 무리하게 수주한 것이 우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였습니다. 그렇다고 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의 사정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일감이 20~30%씩 줄고 있고, 건설장비 공장은 일부 가동이 멈추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과거 탓, 상황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모든 어려움과 위험요소들을 우리 힘으로 극복해 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 방식으로는 어렵습니다. 변화해야 합니다. 생각의 변화, 행동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원점에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우리 모두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올해 경영방침을 “Change Together!”로 정했습니다. 우리말로 하면 “다 함께 변하자”입니다. 오직 우리의 미래와 앞길만을 생각하며 2016년에는 다음과 같은 목표들을 반드시 달성해야 합니다.
그 첫 번째는 바로 “흑자달성”입니다.
지난해 11월23일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계열사 사장단이 급여 전액 반납을 결의했습니다. 임원들도 최대 50%까지 반납하고, 부서장들도 10%의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습니다. 시설투자도 축소 또는 보류하는 등 긴축경영에 돌입했습니다. 이유는 오직 한 가지, “2016년 흑자달성”을 위해서 입니다.
흑자를 달성하지 못하면 시장은 더 이상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터를 지키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 원가절감 노력, 분명하게 해야 합니다. 요즘 현장이 무너졌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야할 책임자들이 더 열심히 해야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되는 조직으로는 더 이상 미래가 없습니다. 여러분 스스로도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 가장 잘 알 것입니다. ‘내가 이 회사를 살릴 수 있다’는 진정성을 갖고 일을 해주셔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하나둘 모여 “흑자달성”이라는 결과를 반드시 만들어 낼 것입니다.
지난해 말 수차례의 논의와 토론 끝에 매출 21조 6396억원, 수주 195억불의 2016년 사업계획을 확정지었습니다.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지만, 각 사업본부마다 사업대표를 중심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습니다. 여러분께 진심으로 호소 드립니다. 2016년, 반드시 흑자달성 합시다.
둘째, 사업본부 책임경영체제 정착입니다.
업종도 다르고, 경쟁사도 다른데 똑같은 기준으로 모든 것이 운영되어 왔습니다. 내가 경쟁해야할 상대는 밖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데 우리는 현대중공업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그대로 안주하고 있었습니다. 제대로 경쟁이 되겠습니까?
우리는 각 사업본부마다 독자적인 경쟁력을 가져야 합니다. 그 시작이 사업본부 책임경영체제입니다. 사업대표가 각 사업의 사장입니다. 경영지원 기능을 사업본부로 이관하고, 사업대표가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갖고 사업을 운영해 나갈 것입니다. 각 사업본부에 맞는 조직, 인력체계를 갖추도록 할 것입니다. 사업대표를 중심으로 전 구성원이 하나로 뭉쳐 동종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주셔야 합니다. 동종업계에서 1등이 아닌 사업이 현대중공업 울타리에 있다는 이유로 1등처럼 살아가는 일은 더 이상 없도록 할 것입니다. 그만큼 더욱 치열하게 노력해 주셔야 합니다. 자기가 속한 업종에서 1등이 될 때 비로소 우리 회사가 명실상부한 1등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기본입니다.
사업본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사업본부를 지원하는 경영지원본부와 연구원 조직 역시 각 사업본부가 정말 필요로 하는 존재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사업본부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영지원본부와 연구원도 사업본부에 정말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원칙을 지키고, 변화를 이끌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셋째, 열정과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에겐 열정이 있습니다. 모든 기업이 부러워하던 현대중공업만의 신뢰도 있습니다. 그 속에서 살아온 우리는 우리만의 현대정신이 있습니다. 이제 다시 우리 일터에 현대정신이 넘쳐나도록 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우리가 과거의 향수만을 이야기하며 살아야 합니까? 우리가 잠시 게을렀고, 그래서 이렇게 힘든 시기를 겪는 것이라고 생각합시다. 우리의 열정, 신뢰로 우리 일터를 바꿉시다. 이 정도 어려움은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집시다. 그래서 우리의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멋지고,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가집시다.
마지막으로, 기술력 확보입니다.
열정과 신뢰를 찾는 것과 함께 우리가 반드시 이룩해야할 것은 바로 기술력입니다. 기술력 없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냉정한 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기업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기술력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고, 많은 노력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생산현장의 기본적인 일과, 설계도면을 그리는 일에서부터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생각보다 많을 것입니다. 자기 분야에서 기본으로 돌아가 새로운 생각과 정신으로 일한다면 작은 변화가 큰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생산현장의 변화와 고도의 연구노력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우리의 기술력은 반드시 세계 수준으로 올라갈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저는 임직원 여러분의 열정과 저력을 믿습니다. 아무리 경기가 불황이라고 하더라도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을 당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각자의 변화를 위한 생각과 행동 하나가 현대중공업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겠습니까? 언제까지 과거만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다투며 살아야겠습니까? 그래서 우리에게 무엇이 돌아오고, 여러분에게는 또 무엇이 남겠습니까? 2016년, 현대중공업은 새로운 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그럴 힘과 능력이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 바로 우리가 서 있기 때문입니다. 2016년을 맞아 임직원 여러분께서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해주시길 진심으로 호소 드립니다.
지난해 임직원 여러분께서 노력해 주신 점,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2016년 여러분 가정에 희망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6년 새해 아침, 대표이사 사장 권오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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