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새해 첫 경매 현장을 가다...관망세 짙어지며 '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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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0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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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대출 규제 계획 발표 이후 경매 참관자 관망세 짙어져

  • 아파트, 빌라 등 주택 경매에 입찰자 몰리며 낙찰가율 치솟아

4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2016년 첫 법원 경매 현장 전경. [사진=백현철 기자]


아주경제 백현철 기자 = “지난해 11월부터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 수가 많이 줄었어요. 그때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입니다. 경매에 나오는 물건도 적고, 취하·유찰되는 물건도 많다보니 전체적으로 냉랭한 분위기입니다.”(경매 업계 관계자)

지난해 평균 낙찰률·응찰자수에서 역대 최고치, 평균 낙찰가율에서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법원 경매 시장이 지난 연말부터 주춤해지기 시작했다.

4일 새해 첫 경매가 열린 서울동부지방법원 경매장은 경매가 시작한 오전 10시가 지나도 70석 가량의 좌석을 절반도 못 채울 정도의 사람들이 모였다. 경매 입찰 마감 시간인 오전 11시 10분이 다 돼서야 사람들이 가득 들어찼지만 전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이날 경매에 나온 물건 27건 가운데 9건은 취하 또는 변경됐다. 7건이 낙찰됐으며 낙찰된 건 가운데 아파트 및 주택이 6건, 토지가 1건이다. 나머지 11건 유찰됐고 유찰된 건 중 아파트·주택은 6건, 자동차 4건, 상가 1건이 포함됐다.

경매 업계 관계자 A씨는 “작년 여름에 비해 분위기가 확실히 차분해졌다”며 “보통 아파트 등 주거 시설에는 입찰자가 많이 몰리는데 유찰된 물건이 많다는 건 현재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4일 경매를 10분 앞둔 동부지방법원 신관 앞이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다. [사진=백현철 기자]


이날 물건으로 나온 강동구의 한 오피스텔에는 18명이 입찰하며 가장 많은 입찰자 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마저도 한창때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한 아파트를 입찰한 남모(50)씨는 “생각 했던 것보다 가격 수준이 높아 감정 평가액 보다 많이 낮게 적었다”며 “결국 감정 평가액에 근접한 사람이 아파트를 낙찰 받았다”고 말했다.

경매를 참관한 정모(55)씨는 “시세가보다 낮은 가격에 물건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경매에 참관했다”며 “당장 입찰할 만큼 매력적인 물건이 없어 오늘은 입찰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지지옥션 전국 주거시설 법원경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낙찰가율은 86%를 기록했다. 이날 낙찰된 물건은 전년보다 다소 높은 수준을 보였다. 경매로 나온 물건 수 자체가 적다보니 입찰자가 인기 있는 물건으로 몰려 낙차가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감정가 4억6000만원에 경매에 나온 강동구 한 아파트는 감정가의 97% 수준의 4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2억3000만원에 나온 송파구의 한 다세대 주택도 94% 수준인 2억1600만원에 낙찰되며 높은 낙찰가율을 보였다.

경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발표 이후 참관자들이 입찰은 하지 않고 관망세가 짙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입찰자들이 낙찰 받은 물건에 대한 자금 운용이 어렵고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되팔기가 힘들어져 신중하게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경매 업계 관계자 B씨는 “대출 규제 발표 이후 참관자들이 대출 규제를 우려해 쉽게 입찰을 하지 않는다”면서 “연말 연시보다 2월 이후에 좋은 물건이 쏟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관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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