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건 싫어요”… 기업들 이색 시무식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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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0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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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 경영의 화두를 직원과 공유하는 시무식 문화가 변하고 있다. CEO(최고경영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등 정형화된 식순에서 벗어나 점차 직원들과 소통과 나눔을 전파하는 문화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4일 동국제강의 서울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에서는 ‘토크콘서트 시무식’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오전 9시부터 열린 이번 시무식은 장세욱 부회장과 직원들이 퀴즈를 푸는 가벼운 이벤트부터 직원들의 질문을 하나하나 포스트잇에 적은 뒤 장 부회장이 답변하는 ‘쌍방향 소통’의 콘서트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이날 동국제강 시무식에서는 임직원들이 붉은 계통 패션 아이템을 대거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붉은 원숭이 해임을 감안해 임직원에게 붉은 색을 드레스 코드(dress code)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시무식에 참가한 직원들은 붉은색 넥타이와 목도리뿐 아니라 손가방 및 배지(badge) 등의 액세서리를 드레스코드 아이템으로 잡는 기발함을 보였다. 또 시무식 행사장 앞에는 카페가 마련돼 커피를 마시며 시무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유진그룹도 정형화된 식순을 배제하고 나눔이 있는 시무식을 열었다. 이날 오전 주요 경영진이 본사 1층 로비에서 새해 첫 출근하는 직원을 맞이하고, 덕담을 건네는 것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유진기업, 유진투자증권, 나눔로또 등 각 계열사 직원들이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최은숙 사무처장에게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써 달라”며 5억원을 전달했다. 이날 기부시무식은 연말에만 집중되는 기부문화를 연중 이어가자는 의미로 마련됐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두산그룹은 그룹 총수가 임직원과 악수를 나누는 전통을 올해도 이어갔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시무식에 참석한 뒤, 본사가 있는 두산타워를 시작으로 서초동 두산중공업 사옥 등 그룹 계열사를 돌며 임직원과 악수를 나누는 이색 시무식을 이어갔다. 박 회장의 악수 시무식은 5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롯데렌터카는 지난해 종무식에 이어 시무식을 생략하는 대신 표현명 사장과 부사장 및 경영진이 오전 회사를 직접 돌면서 직원들에게 악수와 함께 새해 덕담을 건넸다. 또 새해 첫 출근 직원들을 위해 책상에 파이와 우유 등을 비치해 풍요로운 한해를 기원했다.

방위산업을 주력으로 성장한 한화그룹 계열사도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새해를 맞았다. 이날 현충원에는 이태종 한화 대표이사와 신현우 한화테크윈 대표이사, 장시권 한화탈레스 대표이사 등 임직원 110여명이 현충원을 참배했다. 한화는 현충원과 자매결연을 맺은 2011년 이후 6년째 참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말 이후 집중적으로 주목받은 SK그룹의 시무식은 ‘철통보안’속에 이뤄졌다. 혼외자 고백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최 회장은 칩거를 끝내고, 4일 오전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그룹 신년하례회에 참석했다.

다만 주변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기자들을 피해 다른 통로로 행사장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도 최 회장이 개인사로 신년회가 가려지는 일을 우려해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회사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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