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국회의장 '충돌'…정의화 "법안 직권상정 하고 싶어도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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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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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16 신년인사회에 참석, 정의화 국회의장의 건배제의에 잔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임시국회 종료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청와대와 정의화 국회의장이 정면 충돌했다.

지난해 19대 정기국회 종료를 앞두고 국회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였던 청와대는 이제 입법부의 수장에게로 화살을 돌렸다. 쟁점법안과 선거구 획정의 연계처리냐 우선처리냐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날 갈등은 청와대에서 먼저 터져나왔다. 전날 정 의장이 이병기 비서실장에게 쟁점법안과 선거구 획정을 연계해서 추진하는 것은 안 된다는 생각을 전달했다고 언론에 공개한 것을 두고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선거법과 민생법안을 연계해 달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는데, 정 의장이 우리의 뜻을 폄훼하고 왜곡하고 있다"면서 "연계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처리해달라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법 등 경제활성화 촉진 입법과 대(對)테러방지법, 노동개혁 5법이 시급하고 절박하니까 우선적으로 해달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 의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이야기 하지 말라"면서 "그쪽은 그쪽대로 알아서 하겠지"라고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청와대가 정 의장에 대한 압박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해 12월 2일 2016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직전 예산안과 쟁점법안을 연계한 직권상정을 정 의장에게 요구한 바 있으며 그 뒤 12월 임시국회가 시작된 이후에도 국회 의장실을 찾아 법안 처리를 압박했다.

비슷한 시기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주요 쟁점법안에 대한 여야의 합의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정상적인 국회 상태를 정상화 시킬 책무가 있다"며 정 의장에게 직권상정 카드를 직접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한결같이 법안에 대한 직권상정은 거부해왔다. 당시 그는 "청와대에서도 삼권분립이 돼 있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체제에 의심이 갈 여지가 있는 얘기들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면서 꼬집어 얘기한 바 있다.

이날도 그는 기자들에게 "그 부분(법안 직권상정)은 법에 (의해) 안되니까 못하는 것"이라며 "하고 싶어도 못하게 돼 있는 것을 억지로 하면 안되지 않나"라고 불가 방침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정 의장은 쟁점 법안에 대해 여야 합의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견의 폭이 좁혀지기 어렵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여야는 쟁점법안과 선거구 획정에서도 각 당은 양보할 기미가 없어 국회 공전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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