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촉구하는 담화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기획재정부]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누리과정(만 3~5세 무상 보육)'을 놓고 시도 교육청이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누리과정 관련 긴급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시도교육감이 누리과정 예산을 미편성하는 것은 엄연히 직무유기"라며 "감사원 감사 청구, 검찰 고발을 포함한 법적·행정적·재정적 수단 등 모든 방법등을 총동원해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교육감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재량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준수해야 할 법률상 의무"라고 못 박았다.
현재 누리과정 비용 부담 주체를 놓고 각 교육청이 자체 예산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정부와 전액 국고로 지원해야 한다는 시도 교육청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경기, 광주, 전남 교육청은 올해 누리과정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고 나머지 시도 교육청도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만 편성하거나 일부 기간에 해당하는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해 당장의 보육대란만 겨우 면할 수 있는 상태다.
최 부총리는 "일부 교육감들은 대통령 공약에서 누리과정에 대해 국가가 책임진다고 했으니 누리과정 예산은 중앙정부가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사실 왜곡"이라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 상당을 교육청에 지원해주는 것으로서 국가재원에 해당되므로, 국가가 책임진다는 점에서 하등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 부총리는 현재 지방교육재정 여건에서 시도교육감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의지가 있다면 전액 편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육청 세입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3년만에 증가세로 전환돼 전년대비 1조8000억원 증가할 전망이고 부동산시장 개선에 따른 취등록세 증가 등으로 지자체로부터 전입받는 세입도 1조원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2016년 누리과정에 소요되는 지출소요 4조원 전액을 시도교육청에 예정 교부한 바 있다.
최 부총리는 "유아 교육법령에 따르면 누리과정은 공통의 교육이자 보육과정으로서 어린이집과 유치원 모두 교육기관에 해당된다"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이들 교육기관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명확히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더이상 정치적인 이유로 교육현장의 혼란이 지속돼서는 안된다"며 "정부는 누리과정이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도교육감들이 조속히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조기추경과 이용, 전용 등을 요청할 것"이라며 "이러한 노력에도 시도 교육감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계속 거부할 경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혼란은 시도 교육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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