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네팔대사,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에 감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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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0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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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그린닥터스]


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국제적인 봉사단체 그린닥터스 재단이 지난해 5, 8월 잇따라 네팔 지진지역에서 구호활동을 벌인 데 대한 고마움의 뜻으로 네팔당국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대한민국 주재 네팔대사관의 카만 싱 라마(Kaman Singh Lama) 대사는 지난 4일 네팔 정부를 대신해 그린닥터스 재단 정근(왼쪽) 이사장에게 감사장을 보내왔다.

네팔정부는 이 감사장에서 "지난해 네팔에서 일어난 대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낙후지역에 정근 이사장을 비롯한 그린닥터스 봉사단이 방문해 아낌없는 지원과 부상자들을 돌봐준 데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지진 피해복구 과정에서 보여준 그린닥터스의 인류애에 찬사를 보냈다.

라마 대사는 특히 "디펜드라(Dipendra)라는 열다섯 네팔소년을 한국으로 초청해 직접 무료로 눈 수술까지 해주었다고 들었다"며 그린닥터스와 정근 이사장의 따뜻한 손길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그린닥터스 재단은 지난해 5월초 네팔 대지진이 발생하자마자 정근 이사장을 단장으로 그린닥터스 네팔 긴급구조단을 꾸려 7박8일간 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신두팔초크 지역 등에서 구호활동을 펼쳤다.

당시 그린닥터스는 히말라야 산속으로 들어가 2000여명의 네팔 국민들을 진료했다.

이어 그해 8월 초 7박8일 일정으로 지진 구호활동 지역을 재방문해 수많은 네팔 국민들을 치료해줬다.

특히, 라마 대사가 언급한 디펜드라는 두 번째 봉사 때 만났다.

지난해 8월 처음 본 디펜드라의 오른쪽 눈은 심하게 망가져 있었다.

시력은커녕 외관상 너무 흉측했다. 아이가 열 살 때 수숫대를 가지고 놀다가 그만 눈을 찔리고 말았다.

디펜드라가 사는 곳은 오지 중의 오지. 히말라야 부근의 신두팔초크시 멜람지읍에서도 그의 고향까지는 트럭으로 두 시간, 걸어서 열 시간 걸린다.

의료시설은 전무했다. 응급조치는 언감생심. 그의 부모도 가난했다. 신분제라 할 수 있는 카스트 제도가 잔존하는 네팔에서 그의 부모는 최하층민인 수드라에 속했다.

아버지는 대장장이로 가족의 생계를 이어왔다. 날이 갈수록 일그러져가는 아이의 눈을 마냥 두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대로 두면 아이가 커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하늘의 보살핌인지 아이는 현지 선교사의 도움으로 당시 그린닥터스를 이끌고 봉사활동을 벌이던 정근안과병원 병원장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에게 소개됐다.

당장 수술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진 피해자들을 진료하기 위해 단출하게 꾸려진 그린닥터스 봉사단으로서는 현지에서 아이를 더 이상 돌볼 수 없었다. 상의 끝에 귀국하는 대로 아이를 어머니와 함께 부산으로 초청해 수술해주기로 했다.

안과전문의 정근 이사장과 온종합병원 성형외과 김영환 과장팀은 합동으로 지난해 11월 3일 다섯 시간 만에 피부이식과 함께 디펜드라의 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비록 의안이지만 디펜드라는 다시 예전의 밝은 모습을 되찾았다. 아이는 두 달여 부산에 머물면서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독차지했다.

12월 28일 크리스마스 때 받은 선물을 한가득 안고 한국 땅을 떠났다. 부산 백양로교회에서 아이에게 최신 노트북을 선물했다.

부산진구 새마을부녀회 회장 출신들의 친목단체인 청양회 회원들은 디펜드라 어머니에게 속옷을 사줬다.

생전 경험해보지 못했던 탓에 아이의 어머니가 브래지어를 뒤집어 착용한 걸 보고 웃음보다는 씁쓸해하던 부녀회장들. 아이가 무얼 원하는지 몰라서 꼬깃꼬깃 모아온 용돈 50만원을 아이의 손에 쥐어준 한국건강대학 어르신들. 정량을 초과할 만큼의 짐을 잔뜩 꾸린 채 아이와 어머니는 다시 고향 히말라야 산속으로 떠나갔다. "고맙다"는 말만 남긴 채.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은 "한국의 선진의료 기술로 디펜드라에게 희망의 눈을 선물할 수 있었던 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인데, 네팔 정부에서 감사장까지 주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앞으로 그린닥터스는 지속적으로 네팔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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