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이소현 기자= 국내기업들이 이번 달 작년 4·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업으로 손꼽히는 주요 업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및 중동지역 정세불안 등 대외 악재가 겹친데다가 올 들어 중국 증시 폭락까지 이어지며 각 증권사는 개별 기업에 대한 4분기 실적 추정치를 앞다퉈 낮추고 있다. 이 같은 우려감은 단기간에 해소되지 못하고,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효자노릇 '마침표'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례적인 반도체 가격 호조로 호실적을 거뒀던 반도체 업종은 4분기 들어 제품 가격이 급락하며 실적 부진이 예고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일 4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6조678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더불어 실적 발표 일주일을 앞두고 증권사에선 줄줄이 삼성전자에 대한 추정치를 낮추고 있어 실제 영업이익은 6조원대 초반 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53조4621억원, 5조6119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보다 각각 3% 씩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은 지난 3분기 환율 효과 등으로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전체 전자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하지만 4분기엔 오히려 반도체 제품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며 실적 역시 예상치 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무선사업부 역시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 및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하락하며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은 4분기 영업이익 1조990억원, 순이익 866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것은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21%, 순이익은 17% 줄어든 수준이고, 전년 동기에 비해선 각각 34%, 47% 씩 감소한 수치다.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 환율 효과를 봤다면 4분기엔 환율 효과가 없어진데다가 주요 제품인 D램 가격이 크게 하락하며 실적 악화가 예고됐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가격은(PC D램 DDR3 4Gb 단품 가격 기준)은 작년 말 평균 1.72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14% 빠졌다. 1년 전에 비해 가격이 52% 하락했다.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4분기에는 제품을 사 간 업체들의 경영 환경과 시장 환경이 좋지 않았고, 글로벌 경기도 좋지 않았다"면서 "D램 업체들의 과점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한 것 역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 "판매량 늘었지만 수익성 악화"
이달 말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현대기아차 역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대차와 기아차는 국내외에서 각각 51만6359대, 30만8140대의 차량을 판매해 판매량이 각각 8.5%, 9.1% 씩 증가했다. 하지만 판매량은 늘었지만 비용이 증가해 수익률이 낮았다는 분석이다.
김진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판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연말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 인센티브, 광고비 등 비용 지출이 상당히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따라 4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는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판매목표 달성이 미달된 것과, 올해 판매 목표치를 지난해 보다 하향 조정한 것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801만5745대 판매 실적을 거두며 2년 연속 800만대 생산·판매를 달성했지만, 당초 판매 목표치인 820만대 달성에는 실패했다.
올해 판매 목표치는 현대차 501만대, 기아차 312만대 등 총 813만대로, 지난해 목표치였던 820만대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를 제시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성장 둔화, 환율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등 어려운 시장 상황이 지속되고 업체간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면서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더욱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본 역량을 강화해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