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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 [사진제공=한국문화관광연구원]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는 사라진 골목의 풍경이 등장한다.
드라마 속 작은 소품에서부터 북적였던 골목길, 종로의 찻집, 즐겨들었던 대중가요와 라디오 프로그램, 유행했던 패션 등이 1980년대 후반을 지나온 사람들이 공유하는 기억을 자극하고 있다.
우리가 그리워할 잊혀져가는 기억은 무엇일까.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의 우리에게 오래된 골목과 골목 안 삶의 풍경은 과거의 유산이 되었다.
역사라는 거대담론으로 설명하거나, 문화재라는 이름을 붙여 보존하지 않더라도 동시대의 사람들이 공유하는 기억과 경험, 장소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유산의 가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고, 공통의 기억을 회상하거나 활용하는 방법 또한 변화한다. 오늘날 문화유산은 대중화된 관광자원이 되었고, 과거에 머물던 역사는 관광을 통해 현실적 효용을 찾고 있다. 서울 미래유산 역시 관광을 통한 가치 있는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관광은 사람들과 문화유산이 만나는 접점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 미래유산을 통하여 문화유산의 의미와 가치를 인식하고, 관광 상품화 과정이 관광객들로 하여금 단순히 대중적 소비의 형태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지나온 과거에 대한 성찰과 의식의 전환 등 의미 있는 경험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 미래유산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보존과 관리, 활용의 주체가 시민이라는 것이다. 문화재의 관리 주체는 정부라는 기존 공식에서 일반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유산을 발굴하고 보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엔은 2017년을 ‘세계 지속가능한 관광의 해’(International Year of Sustainable Tourism for Development)로 지정했다. 지속가능한 관광은 미래 세대가 필요로 하는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욕구에 부응하는 수준에서 관광자원을 개발 또는 이용하자는 것이다.
이는 환경적 측면 뿐 아니라 경제적,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데, 특히 관광을 통하여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를 확대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서울시 미래유산을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만들어 가는 원동력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다.
이를 기초로 정책의 방향 설정과 창조적 활용방안이 마련되고 시민들이 가치를 공유할 때 지속가능한 ‘미래유산’이 성립된다. 우리의 일상에 가장 가까이 있는 ‘미래유산’ 발굴에 참여해 보자.
과거로부터 전해내려 온 유산과 앞으로 올 날을 말하는 미래, 그 사이에 미래유산의 주체로서 현재의 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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