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 중국증시가 또 폭락했다. 7일 상하이·선전 증시는 개장과 동시에 7% 이상 폭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결국 개장 30분만에 조기 폐장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화들짝 놀란 중국 당국은 대주주 지분매각 제한과 자금수혈등 긴급 대책을 내놓았다.
상하이·선전증권거래소는 이날 중국 대형주 중심의 CSI 300가 5% 급락하자 개장 10여분 만인 오전 9시42분(현지시각) 15분간 주식거래를 중단하는 1차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거래 재개 후에도 낙폭이 커지자 결국 9시58분 2차 서킷브레이커를 발동, 중국증시는 개장 30분도 채 안돼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지난 4일 중국 증시가 '블랙먼데이'를 연출, 서킷브레이커 발동으로 조기 폐장된 데 이어 사흘 만에 또 다시 패닉장이 재현된 것.
중국 증시는 시장 전체의 변동성에 대한 안전장치 차원에서 지난 4일부터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도입했다. CSI 300 지수를 기준으로 5% 오르거나 내리면 15분간 거래를 중단, 7% 이상 급등락할 경우엔 아예 당일 거래가 전면 중단된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32% 폭락한 3115.89로 마쳤다. 이로써 상하이 종합지수는 3개월여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선전종합지수도 8.34% 급락한 1955.88로 거래를 마쳤다. 창업판(차스닥)지수는 8.66% 폭락한 2254.52로 마감했다.
주가 폭락을 부추긴 직접적 원인은 위안화 가치 추락에 따른 중국 경기 불안감이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화 가치를 전날보다 0.51% 절하한 6.5646위안으로 고시했다. 하루 절하 폭으로는 지난해 8월 이래 최대치였다. 인민은행이 새해 들어서만 나흘 새 위안화 가치를 1% 가까이 낮추는 등 위안화를 급속히 평가절하하자 "중국 경기둔화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며 증시에도 공포심리가 확산됐다.
중국 당국이 4일 '블랙먼데이' 이후 증시 안정을 위해 1200억 위안(약 21조51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국부펀드를 앞세워 주식을 매입한 것도 약발이 다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증시가 패닉 속에 조기 폐장된 직후 당국은 급히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증권관리감독위원회는 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대주주가 3개월내 주식시장을 통해 매각할 수 있는 지분 규모가 총 지분의 1%를 넘지 않도록 규정했다.
인민은행도 이날 역환매조건부채권(RP)를 동원해 700억 위안(약 12조55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에만 인민은행은 총 1900억 위안의 유동성을 순공급했다. 주간 기준으로 지난 해 2월 이후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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