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7일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과 관련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시작으로 국제사회 대응체제 구축을 위한 외교전에 돌입했다.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북한을 압박하면서 혹시 모를 추가 도발을 막아내는 한편,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공조를 이끌어내 강력한 대북 제재 조치를 실현시키겠다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박 대통령은 이번 핵실험을 통해 북한의 예측불가능성과 함께 북한이 핵포기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의 재개 외에는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대응조치가 마땅치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주변국과 공조 체제를 갖춰나가면서 대북 제재의 수위를 이전보다 한층 끌어올리는 기조로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통화에서 "북한의 핵실험이 역내 안정을 저해하고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와 6자회담 틀속에서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으로서, 미국은 동맹국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은 신성한 것으로서 흔들림 없을 것이라는 점을 박 대통령에게 자신이 직접 강조하기 위해 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확고한 안보 공약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핵실험 관련해 단호한 대응의지를 표명해준데 대해 감사하다"며 "향후 유엔안보리 등에서의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미 양국 정부가 신속히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외교·국방 당국간 긴밀한 협력을 해온 것이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한미 국방부 장관 공동 언론발표문'을 통해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모든 확장억제능력'을 가동해 미국 본토와 같은 수준으로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한미 양국 국방부는 발표문에서 "계획된 연합 연습을 지속 실시하고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 및 4D 작전체계를 구축해나갈 것"이라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한미 정상은 이번 핵실험 등 북핵 문제를 다루어나가는 데 있어 한‧미‧일 3국간 협력 및 중국 등과의 공조 필요성에 대해서도 인식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지렛대 역할을 주문해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조만간 통화할 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력한 대북제재 조치를 위해선 북한에 대한 최대 원조국이자 교역국인 중국의 경제제재가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당장 원유·식량·소비재 지원 중단과 금융거래 동결, 북한 여행금지 조치 등 다양한 제제 조치로 북한의 경제 숨통을 옥죌 수 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이 북한의 핵실험 소식을 듣고 격노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향후 중국의 대북 제재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6일 중국 외교부는 향후 유엔의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6일(현지시간) 15개 이사국이 참가한 가운데 북한 핵실험 관련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고 강력한 추가 제재 조치를 담은 새로운 결의안 마련에 즉각 착수했다.
일단 기존 대북 경제 제재가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장기적인 '쿠바식 북한 봉쇄론'이 언급되고 있긴 하지만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관·기업까지 제재 부과)'을 포함한 전면적 금융제재 강화 법안이 채택될 가능성도 높다. 이번 결의안은 빠르면 이달 안에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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