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삼성전자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으로 어닝시즌 포문을 열었다. 다른 시가총액 상위주도 대부분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되레 이런 점이 어닝서프라이즈 종목으로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다.
10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150개 코스피 주요 상장사는 2015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27% 증가했지만, 전 분기에 비해서는 2% 남짓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는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6조1000억원으로 발표했다. 전 분기 7조 3900억원보다 17.46% 감소한 수치다. 매출 증가율도 3%를 밑돌았다.
이가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수요가 둔화된데다 경쟁도 심화되면서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이달 말 주주환원 정책 발표가 소폭이나마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KT나 대우건설,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은 어닝서프라이즈가 점쳐진다.
KT는 4분기 실적이 정상궤도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365% 늘어난 1595억원이다. 2011년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이다. 순이익도 전년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효율화 작업이 성과를 보이면서 올해 이익 정상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주가도 점진적으로 상승 반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추정치가 각각 284억원, 422억원이다.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물론 워낙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8분기 만에 흑자전환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여전히 수주에 대한 부담이 커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 넘게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주택분양과 해외수주 잔고가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도 가계소비가 다소 살아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회사는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131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0% 늘었다.
휴대폰 부품주도 실적 개선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기 스마트포인 '갤럭시S7(가칭)'에 대한 스펙을 2월 말 내놓을 전망으로, 관련 부품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박기흥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7을 위한 범용부품 공급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파트론 및 비에이치, 우주일렉트로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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