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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싶다[사진: SBS 제공]
지난 2005년 2월, 마을에서 둘도 없는 효부이자 부녀회장으로 칭찬이 자자했던 주부 조상묵 씨가 청주의 36번 국도 버스 정류장에서 실종됐다. 눈앞에서 버스를 놓친 조 씨가 다음 버스를 타기까지는 불과 10분 남짓. 이 짧은 시간 동안 그녀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어떤 단서도 목격자도 없는 이른 바 ‘청원군 주부 실종 사건’이 있고 나서, 미호천이 흐르던 고즈넉한 시골 마을에는 사라진 조 씨와 관련된 흉흉한 소문만이 강을 타고 돌았다.
청주 서평리 주민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의 인터뷰에서 “동네사람이 다 울어. 얼마나 점잖고 착하고 어른대접 잘 하고. 어디서 (시신이)나왔다느니, 안 나왔다느니, 거짓말이라느니...별 소문이 다 들리지. 어떤 게 진실인지는 모르지 뭐”라고 말했다.
그런데 실종 당일 밤과 다음날 아침, 버스 정류장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두 은행에서 조 씨 명의의 카드로 각각 현금이 인출된 사실이 밝혀졌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0년 청주 일대에서 택시운전을 하며, 부녀자를 대상으로 연쇄 살인을 벌인 안남기가 경찰에 검거됐다. 안 씨는 택시기사로 처음 일하던 1999년 강간 미수 사건으로 3년을 복역하고 출소했다. 이어서 2004년 22세 여성을 목 졸라 살해, 연기군 조천변에 유기한 사건을 시작으로 2009년과 2010년 사이에는 2건의 강간과 살인, 1건의 감금ㆍ강도 사건을 저질렀다.
제보자 이성경(가명) 씨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의 인터뷰에서 “‘어디 가요?’ 이런 것도 안 물어보고 학생이세요, 직장인이세요? 물어봤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취재 도중 한 통의 제보 전화를 받았다. 2009년 청주에서 수상한 택시를 탔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그녀는 당시 안남기가 승객에게 했던 질문과 똑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편 전문가들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안 씨의 범행기록이 단절된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이유인지 굉장히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거지요”라며 “핵심이 그거예요, 왜 이렇게 공백기가 긴가”라고 말했다.
조 씨 실종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수사진 또한 안남기의 범죄 공백 5년과, 조 씨 실종 사이의 연관성을 깊게 의심했다. 5년 간 안남기는 어디서 무엇을 했을까?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조 씨 납치 용의자가 남긴 유일한 단서인 CCTV에 좀 더 초점을 맞춰보기로 했다. 최첨단영상기술을 적용해 용의자의 특징을 분석하는 한편, 그 시각 36번 국도 버스정류장을 지났을 차량에 대해서도 추적을 시작했다. 의문의 용의자는 과연 누구였고, 왜 조상묵 씨를 데리고 사라진 걸까?
이번 주 ‘그것이 알고싶다’에선 청주 일대를 떨게 했던 ‘청원군 주부 실종사건’과 ‘택시연쇄살인마 안남기’의 공백기를 둘러싼 의문을 파헤친다. 9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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