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이달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한국은행의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2월 미국이 금리를 인상 후 처음 열리는 금통위이기 때문이다.
특히 1월 금통위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는 만큼, 향후 한은의 통화정책의 가늠자가 된다.
10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14일 2016년도 첫 금통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기준금리는 연 1.5% 수준에서 7개월째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미국 금리 인상기를 맞아 한은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하며 관망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주열 총재 역시 23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과 그로 인한 파급 영향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고려 요소임이 분명하지만 곧바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과거 사례를 봐도 미국 금리와 국내 금리의 시차는 짧지 않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1999년부터 최근까지 미국의 정책금리 변화가 시작된 후 한은이 기준금리를 같은 방향으로 조정하는데 평균 9.7개월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한은이 이를 따라가는 시기는 하반기 이후 또는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기준금리를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급증한 가계 부채 문제, 미국과 금리 차이가 좁혀지는 데 따른 자본 유출 우려 때문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기준금리는 당분간 동결 기조로 가겠지만, 예상보다 경기 부진이 심해지면 인하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통위 직후 발표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역시 관심사다. 한은이 국제유가 하락을 이유로 경제성장률의 하향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던 만큼, 전망치를 3%대 수준으로 유지하는가가 관건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3.1%로 잡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도 3.0%로 발표했지만 세계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나쁘면 2%대 중반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2.8%), 한국경제연구원(2.6%), LG경제연구원(2.5%) 등 주요 민간연구소는 2%대 중후반으로 낮게 예상하고 있다.
한은이 3%대의 낙관적 전망을 이어갈 것이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일단 당장 경제성장률 전망을 큰 폭으로 내리기보다 3.0%나 3.1%를 제시하고 상황을 좀 더 지켜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대 전망이 자칫 가계,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의 불안감을 과도하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에 한은이 중국 경제의 불안감 등 국내외 위험 요인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 후반으로 낮출 가능성도 있다.
한은이 추정한 2015∼2018년 한국 경제의 연평균 잠재성장률은 3.0∼3.2%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현재 1.7%에서 소폭 하향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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