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코리아] 한광옥 대통령직속 국민대통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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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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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통합은 남북통일의 인프라…통일한국만이 우리 민족이 살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인터뷰[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주진 기자 =“국민대통합이 중요한 이유는 민족 과제인 남북 통일의 가장 핵심적인 인프라이기 때문입니다. 남남갈등으로 분열된 상황에서는 남북통일을 이룰 수 없기 때문에 남남(南南)갈등을 우선 해소하는 것이 곧 남북 갈등을 줄이고 남북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 될 것입니다.”

한광옥 대통령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은 “통일한국만이 우리 민족이 살길”이라며 “골드만삭스는 통일이 되면 향후 20-30년 안에 프랑스, 독일, 일본을 추월하고 국민소득이 세계2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일본이 20여년간의 장기불황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동력은 바로 인구다. 한 국가가 자립하고 자생하려면 적어도 1억명은 돼야 하는데 남북이 통일이 되면 1억명의 인구가 된다”면서 “여기에 우리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이 맞물리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사회갈등이 극심해지면서 우리 민족성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우리 민족은 오히려 위기에 강하고, 저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1997년 IMF 위기 때 금모으기 운동을 예로 들었다.

박근혜정부 초대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은 지 올해로 4년째인 한 위원장은 우리 사회에 내재된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고 공존과 상생의 문화 정착과 새로운 대한민국의 가치 도출을 목표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70-80년대 엄혹했던 시기 민주화운동을 거쳐 정치권에 입문해 국회의원, 초대 노사정위원장,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지낸 한 위원장은 '상생과 통합'이 자신의 50년 정치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라고 했다. 그는 생의 마지막까지 자신의 정치경륜을 '국민통합'을 위해 쏟아붓고 싶다는 작은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국민통합을 공기에 비유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에게 결코 없어서는 안되는 게 바로 공기인 것처럼 국민통합이 막연한 것 같지만 곡 이뤄내야 할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오케스트라가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각종 악기가 제 소리를 낼 때 좋은 음악을 연주할 수 있듯이 국민 개개인의 다양성 속에서 조화를 이뤄내는 게 통합”이라고 설명하면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구들장을 데우는 심정으로 사회 곳곳과 국민 개개인의 생활 속에서 국민대통합의 온기가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작은 실천으로 구체화해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국민대통합위가 출범한지 햇수로 4년이 됐는데 초대위원장으로서 그동안의 소회와 새해 각오를 말해 달라.
출범이후 지난 3년 동안 종합계획 수립, 정책과제 점검, 갈등 유발 법령 개선 등 국민통합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기반을 다져왔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기초질서 지키기, 존중과 나눔실천 등의 ‘작은 실천, 큰 보람’ 운동을 전개중이다. 지난해 10월부터 2달간 국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국민대토론회도 개최했다.
이처럼 1기에서 대통합의 레일을 깔고, 2기에서는 그에 대한 실천 방안을 마련하고 구들장을 데우는 단계였다고 한다면, 3기에서는 데워진 구들장의 온기가 방 구석구석에 골고루 퍼지도록 실천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해 국민 속으로 파고 들어가려 한다. 올해는 국민과 함께 통합을 실천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국민통합 성과를 창출하는 원년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 '2015년 국민통합 국민의식조사'에서 국민통합 수준은 2.33점에 불과한 반면 갈등 수준은 3.65점인 것으로 응답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갈등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치권을 비롯해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공동체의식이라고 본다. 1968년 가레스 하딘 교수가 설파한 ‘공유지의 비극’을 보면 주인 없는 목초지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소를 키우도록 했더니 결과가 어떻게 됐나. 서로 더 많은 소를 풀어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다 결국 목초지는 풀 한포기 찾아볼 수 없는 황무지가 됐고, 그 많던 소는 다 사라졌다. 저마다 눈앞의 자기 이익만 좇다 전체를 잃고 만 것이다. 국민통합을 위해 우리 국민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 상생, 공정, 신뢰의 순서였다.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고 자기가 먼저 실천하는 공동체의식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정치권 등 사회지도층부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한다.
우리 사회 계층갈등이 가장 심각하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힘 있는 자와 없는 자 간의 갈등이 가장 심하고 그 파장 또한 대단히 크다. 경제적 격차가 교육 격차, 문화 격차, 복지 격차 등을 낳고 있다. 얼마전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가 딸출산을 계기로 소유주식의 99%인 52조원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큰 감동을 받았다. 우리나라 사회지도층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인터뷰[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 국민통합을 위해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공정과 신뢰라는 지적에 공감이 간다.
지금 우리 사회의 불신은 '공정치 못하다'고 여기는 데서 생긴다. ‘불공정하다. 내가 피해를 입는다’ 느끼면 아무도 따라주지 않는다. 노사문제도 이같은 불신에서 시작된다. 초대 노사정위원장을 하면서 느낀 것은 대화에 진정성이 없으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진정성은 바로 신뢰와 공정성이 바탕에 깔려 있어야 나온다. 공정치 못하면 신뢰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상생, 서로 살아야겠다고 하는 큰 틀이 깨지는 것이다. 한 사람이 1백보 가는 것보다 백사람이 한보 가는 게 중요하다.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대한민국’ 이 슬로건을 대통합위가 내세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모두가 함께 가야 한다.

- 지난 해 각 지역을 돌면서 릴레이 국민통합 간담회를 개최했는데, 지역을 다녀본 소감은?
국민대통합위원장이 되고 포항 땅끝마을에서부터 해남 땅끝마을까지 동서 가릴 것 없이 전국 곳곳을 다녔는데 일반 국민들 사이에선 지역감정이 많이 옅어졌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선거에서 이용하지 않는다면 우리사회에서 지역갈등의 문제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각 지역간담회에서 국민통합을 위한 여러 방안과 많은 의견이 쏟아졌는데 먼저 국민 개개인의 의식개선과 도덕성 회복 교육이 필요하고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강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처럼 국민대통합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제시되고 추진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세종대왕은 ‘三通一平’의 소통 정신을 강조했다. 三通은 말이 통하고(言通), 뜻이 통하고(志通), 마음까지 통하여(心通) 한 마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一平은 지향하는 목적이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넘어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높은 차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항상 해불양수(海不讓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바다는 가장 낮은 곳에 있고 어떤 물도 마다하지 않는다. 겸손하게 낮추면서 모든 것을 포용하되 짠물 같은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통합은 역지사지(易地思之),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자세로 서로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이뤄질 수 있다.

-대통합위가 공공의식 함양을 위해 각종 혜택 제공이나 대학 입시제도 등에 활용될 수 있는 ‘공공의식 인센티브’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는데?
지난 해 국민대토론회에서 공공의식 함양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제시됐는데 가정에서부터 시작하는 공공의식 교육, 공공의식 인센티브 제도 실시, 공공의식 관련 홍보 및 캠페인 강화, 생애주기 맞춤형 공공의식 교육 실시 등이 제시됐다. 이중에서 공공의식 인센티브 제도는 공공의식의 실천 정도를 마일리지화해 일정 수준을 적립할 경우 고궁, 영화 입장권 등을 제공하거나 입시제도에 반영하는 것이다. 전기, 수도, 도시가스를 절약한 만큼 마일리지 형태로 적립해 현금 전환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서울시의 에코 마일리지 제도가 이와 비슷한 사례다.

- 광복70주년, 국민통합을 이뤄내고 통일한국을 준비하자는 목소리도 높다. 그동안 ‘국민통합은 통일의 인프라’라는 얘기를 자주 했는데, 통일에 대한 국민의식통합도 시급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최근 일부 젊은이들이 ‘지금도 살기 힘든데 통일이 되면 더 힘들어질 것 아닌가’며 통일 비용을 걱정하기도 한다. 통일됐을 때 실제 우리에게 어떤 이득이 있는가를 젊은이들에게 얘기해 주어야 한다.
골드만삭스는 통일이 되면 향후 20-30년 안에 프랑스, 독일, 일본을 추월하고 국민소득이 세계2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이 20여년간의 장기불황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동력은 바로 인구다. 한 국가가 자립하고 자생하려면 적어도 1억명은 돼야 하는데 남북이 통일이 되면 1억명의 인구가 된다. 우리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이 맞물리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분명하다. 우리 민족은 저력이 있다. 위기에 강하다. 1997년 IMF 당시 금모으기운동에 약 350만명의 국민이 참여해 불과 몇 달 만에 금 227톤을 모았다. 2톤 트럭으로 120대 분량이라니 정말 어마어마하지 않나. 비전을 행동으로 옮기면 기적을 이룰 수 있다. 젊은이들, 우리 국민들이 통일이라는 원대한 꿈을 가졌으면 한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이 걸어온 길>
△1942년 전북 전주 출생 △서울대 영문학과△민추협 대변인△11대.13-15대 국회의원△평화민주당 총재 비서실장△새정치국민회의 사무총장·부총재 △초대 노사정위원장△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국민대통합위원회 초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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