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복면가왕’·‘너목보2’·‘히든싱어4’ 노래 잘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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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1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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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제공]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매주 놀라움의 연속이다. 한국에 이렇게 노래 잘하는 사람이 많았나 싶다. 이미 데뷔해 유명해진 가수들을 이야기 하는 게 아니다. 매주 ‘노래 좀 한다하는’ 출연진들이 등장하는 tvN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와 JTBC '히든싱어4‘, MBC '복면가왕’을 보면 느낄 수 있다. 예로부터 괜히 흥(興)의 민족이자, 한(恨)의 민족이라 불린게 아니다.

지난 해 시즌 1을 방송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최근 방송되고 있는 시즌2에서도 매회 계속해서 실력자들을 배출해내며 소재와 출연자 고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노래 잘하는 사람 찾기가 어려울 만도 하지만 매주 유명 가수들에 버금갈 만큼의 실력자들이 등장해 출연진들을 당황시키고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너목보2’ 12화 신혜성 편에는 기계설비공 엠씨더맥스 김윤배가 가수 이수와 비슷한 음색과 놀라운 가창력으로 많은 이들을 감탄케 했다. 젊은 나이에 아빠가 돼 가수의 꿈을 포기해야 했던 김윤배의 사연과 ‘잠시만 안녕’을 열창하는 그의 모습은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또 이날 방송에는 유치원에 간 뽀선희도 등장했다. 유아체육교사로 일하고 있는 정현욱은 이선희의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을 열창하며 가수와 같은 노래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가수를 준비했거나 노래에 재능을 보였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꿈을 포기해야 했던 이들과 노래를 사랑하는 다양한 일반인들이 등장해 매 회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미 ‘너목보 시즌1’에서는 오랜 무명 생활 끝에 보컬 트레이너로 변신한 황치열이 크게 주목받아 다시 무대로 돌아올 수 있게 됐고, 시즌2에 출연했던 '도수 높은 허스키 33년산' 김기태는 지난 해 12월 싱글 앨범을 발매했다. ‘너목보’는 이미 무명 가수와 가수 준비생들을 발굴하는 장이 되고 있다.

‘히든싱어’는 더 놀랍다. 지난 시즌에서 매회 놀라운 모창 능력자들을 출연시켜 화제가 된 이 프로그램은 시즌4에서는 더 업그레이드 된 섭외 능력을 드러냈다. 그동안 예능프로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보아, 김진호, 김연우, 거미, 이은미, 임재범 등 국내 최정상급의 가수들을 출연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나 이번 시즌4 원조 가수들이 불러온 곡들은 그 살인적인 난이도로도 유명했다. 이들의 섭외 당시 목소리를 흉내 내는 것은커녕 곡을 소화할 만한 실력의 모창 도전자들을 찾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프로그램이 시작되자 원조 가수는 물론 패널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목소리가 비슷할 뿐만 아니라 가수들이 부른 고난이도의 곡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모창 능력자들이 등장해 모두를 당황케 했다. 심지어 원조 가수로 출연했던 김진호와 민경훈은 모창 능력자들에게 밀려 중도 탈락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최종 우승한 원조 가수들도 끝까지 안심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한 승부 끝에 겨우 승리해 안도의 한숨을 쉬기 일쑤였다.
 

[사진=JTBC제공]

특히 지난 주 왕중왕전에 출전한 13명의 우승자 '대학로 보아' 서영서, '내 사람 김진호' 김정준, '물리치료사 민경훈' 박경원, '가왕 신해철' 정재훈, '의정부 이은미' 박연경, '제주도 소찬휘' 주미성, '완도 소찬휘' 황인숙, '제약회사 김정민' 김종문, '04학번 김연우' 장우람, '오케스트라 임재범' 김진욱, '누구 신지' 김수진, '듣기 평가 거미' 이은아, '희망사항 변진섭' 이승철은 별명에서 보여지 듯 다양한 개성과 직업을 가진 이들로, 방송에서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재능과 끼를 뽐냈다. 이에 힘입어 ‘히든싱어4’는 최근 5%대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단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연기자나 코미디언, 방송인들 사이에서도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이들이 많다.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숨겨졌던 노래꾼들을 만날 수 있다. 이미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 고명환, 영화배우 성지루, 축구 선수 이천수, 방송인 김슬기, 랩퍼 치타, 모델 이영진 등 연예계에 종사하는 다양한 직군의 출연진들이 나와 숨겨뒀던 노래 실력을 뽐냈다.
 

[사진=Mnet제공]

이에 전문 음악인인 김형석이나 윤일상 등 작곡가나, 패널로 등장하는 가수들도 복면 속의 인물을 대부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패널들도 우선 복면인의 제스처나 말투 등을 통해 직업군을 유추할 뿐 가수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뒤로 미루는 경향이 생겼다. ‘상향평준화’된 복면 가수들의 실력은 ‘복면가왕’의 일요예능 시청률 1위 질주를 돕고 있다.

Mnet '슈퍼스타K', MBC '위대한 탄생‘, SBS ’K팝스타‘ 등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가수들을 발굴해 왔던 방송가는 이제 일반인이 출연하는 더 다양한 소재의 프로그램들을 통해 숨어있는 노래꾼들을 끄집어내고 있다. 흥미로운 구성에 다양한 사연과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의 노래를 듣는 재미는 한 동안 이들 프로그램이 승승장구하게 하는 큰 요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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