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폭력행위등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22)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대법원은 1심 때 김씨가 법정에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돼 법에 정해진 소송절차를 어겼다고 지적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은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되고 6개월 넘게 소재가 파악되지 않으면 피고인 진술 없이 '궐석재판'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 이상 징역이나 금고형에 해당하는 사건은 제외된다.
김씨는 법정형이 징역 3년 이상인 폭력행위등처벌법상 집단·흉기 등 상해 혐의를 받았다. 대법원은 "유기징역의 상한은 30년이므로 피고인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없다"며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재판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역시 폭력행위등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된 허모(55)씨 사건도 비슷한 이유로 인천지법에 돌려보냈다.
허씨는 변호인 없이 심리가 진행된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국선변호인은 2심에서야 선임됐는데 항소가 기각됐다.
대법원은 허씨 사건이 변호인 없이 심리할 수 없는 '필요적 변호 사건'인데도 1심이 그대로 공판절차를 진행해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1심의 소송행위가 유효하다는 전제에서 1심이 조사·채택한 증거로 항소이유를 판단했으므로 2심은 소송행위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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