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놀이’에 대한 생각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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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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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케아 코리아 니콜라스 욘슨 마케팅 매니저

[사진제공=이케아 코리아]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5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삶 만족도 순위는 27위에 그쳤다. 10점 만점에 5.8점으로 OECD 평균인 6.58점보다도 낮았다. 한국 어린이들 역시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은 하루 48분으로, OECD 평균인 151분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다.

이는 우리가 '놀이'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아이와 놀아줄 때 재미있는 게임을 하거나 무언가를 해야 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게 사실이다. 아이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선 놀이공원이나 키즈카페 등을 찾아가야 된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족이 함께하는 놀이는 이렇게 복잡할 이유도, 힘들 필요도 없다.

아이들은 대부분 같이 게임을 하든, 요리를 하든, 빨래를 개든 아니면 소파에 누워 같이 빈둥거리든 그저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길 원한다.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12개국에서 1만6000여 명의 부모와 1만 3000여 명의 아이를 대상으로 진행한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 조사인 ‘이케아 플레이 리포트’에 따르면 7~12세 어린이의 66%는 ‘부모와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73%의 부모도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부모의 49%가 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없어서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했는데, 한국 부모의 비율은 57%로 조사한 12개국 중 두 번째로 높았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면 먼저 집이 가족의 소중한 놀이터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집은 단순히 먹고 쉬는 곳이 아니라 아이와 부모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장소다. 하지만 한 조사에 따르면 집을 놀이 공간으로 본 한국 부모의 비율은 51%에 그쳤다. 글로벌 평균인 71%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집에서 '놀이'는 특정 형태를 띠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커다란 침대에서 온 가족이 함께 누워 휴식을 취하는 것도 놀이를 즐기는 한 방법이다. 4인가족이라면 안방에 싱글 사이즈 침대 네 개를 붙이면 완벽한 놀이터가 된다. 그리고 침대 주위 벽면에 후크를 설치하여 수건, 내일 아침에 입을 옷 등을 걸어두고, 침대에는 편안한 등받이 쿠션과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 등을 올려 놓으면 온 손색 없는 4인용 침실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넓은 침대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뒹굴며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서로 공유하는 순간들도 많아지게 된다.

화장실도 충분히 놀이 공간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은 어른의 행동을 쉽게 따라 한다. 아이에게 말로만 ‘세수해야지,’ ‘이 닦아야지’라고 하는 것보다 실제로 함께 세수하고 이를 닦으면서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세수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어린이용 제품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욕실을 꾸며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가 부모와 함께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아이용 세면기를 낮게 설치하고, 욕실용 스텝스툴 하나만 놓아도 멋진 놀이터가 될 수 있다.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면 필요한 미술도구를 정리하는 바퀴 달린 카트 하나만 있으면 된다. 아이들은 어릴수록 그림 그리기와 같은 미술 활동에 흥미를 보인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들이 어질러 놓은 것들을 정리해야 되기 때문에 번거롭기만 하다. 그러나 바퀴 달린 카트 위에 크레파스와 물감, 색종이와 도화지 등을 넣어 두면 공간을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어 아이에게도, 정리정돈을 해야 되는 부모에게도 편안한 놀이가 된다.

베란다에서 식물을 같이 기르며 작은 정원을 기를 수도 있고, 거실을 아늑한 아지트로 만들어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릴 수도 있다. 업무를 해야 할 때도 아이가 옆에서 놀 수 있게 거실에서 작업을 한다면 이는 서로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큰 변화는 작은 순간들이 함께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같이 '놀이'에 참여하는 게 조금 더 쉽고,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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