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폭스바겐 그룹의 '디젤게이트' 사태에 따른 한국과 미국의 대응이 크게 달라 관심이 집중된다. 판매량면에서 국내는 여전히 견고하지만, 미국은 꺾이는 추세다.
13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는 폭스바겐이 제출한 리콜 계획을 거부했다.
CARB는 "기술적으로 평가를 하기에 정보가 부족하다"며 "전체적으로 차량 성능, 배출가스,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적절하게 다루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도 CARB의 평가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지난 6일 국내에서 제출한 리콜 계획서를 환경부가 어떻게 처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낸 자료를 검토 중인데 일주일도 안돼 말하긴 이르다"며 "폭스바겐이 미국보다 국내 서류를 완벽하게 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한 달이면 결과가 나오지만, 폭스바겐건은 두달이상으로 길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은 과징금 정책도 최대 차종당 10억원이라 폭스바겐 그룹에 141억원을 부과했지만, 미국은 총 900억달러(108조원)의 벌금을 내야한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또 폭스바겐은 한국과 미국에서 동일하게 인센티브 확대 정책 등 프로모션을 강화했지만, 판매량 추이도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국내에서 폭스바겐은 11월 60개월 무이자 할부 등 사상최대 프로모션에 이어, 1월 개소세 인하 등 혜택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도 지난해 12월 전년에 비해 30% 이상 프로모션 비용을 지불하며 판매량 확대에 나섰다.
디젤게이트가 발생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국내 폭스바겐의 판매량은 1만1000대로, 전년 동기 9682대 대비 약 14% 증가했다. 이 중 디젤차의 판매 비중은 약 89%다. 국내에서는 유로6 기준을 충족한 디젤차를 판매하고 있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늘었다.
반면 미국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11만1366대가 팔려 전년 동기 12만92대 대비 8.7% 감소했다. 이중 디젤차 비중은 1%도 되지 않고, 99% 가솔린 차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미국에서 총 34만944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4.7% 감소했다. 하지만 아우디를 포함한 폭스바겐 그룹의 판매량은 55만5084대로 전년 대비 0.4% 소폭 증가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국내 배출가스 기준은 유럽과 동일하다. 독일은 유로5 기준에서 마련한 기술 해결방안이 승인받았고, 한국도 유럽과 동일한 기준이라 미국에서 거부됐다고 동일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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