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세계경제 불안이라는 대내외적인 여건에 부닥친 현 상황을 ‘안보와 경제’ 두 축의 동시적 위기로 규정하면서 강력한 대북제재와 철저한 한미안보태세 확립,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 쟁점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정치권에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1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관을 갖고 “안보와 경제는 국가를 지탱하는 두 축인데 지금 우리는 두 가지가 동시에 위기를 맞는 비상상황에 직면해있다”며 우리의 경제구조를 선진화, 효율화하는 작업을 과감하게 이뤄내지 못한다면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사태가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먼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이번 북한의 핵실험은 앞으로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지역의 안보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고, 북한 핵문제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도 있다"면서 “유엔 안보리 차원 뿐 아니라 양자 및 다자적 차원에서 북한이 뼈아프게 느낄 수 있는 실효적 제재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이 공언해 온 북핵 불용의지가 실제 필요한 조치로 연결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긴밀히 소통해 온 만큼, 중국 정부가 한반도 긴장상황을 더욱 악화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 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고 중국을 압박했다.
박 대통령은 논란이 되고 있는 전술핵 재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미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배치에 대해선 “국익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며 전향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경제 체질을 바꾸고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제혁신3개년 계획과 4대 개혁 작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면서 올해 국민들이 개혁의 열매를 체감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노동계와 야당 반대로 진통을 겪고 있는 노동개혁 5개 법안과 관련해선 ‘비정규직법’(기간제법) 중장기적 검토 입장으로 한발 물러선 뒤 파견법 등 나머지 4개 법안만이라도 1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기업들의 선제적 사업재편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활력제고특별법과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통과를 촉구했다. 3% 수준의 성장률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일자리를 늘려 소득과 내수를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면서 정치권을 향해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4법을 1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 주셔야 한다. 이번에도 통과시켜주지 않고 방치한다면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 아닌 개인의 정치를 추구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박 대통령은 이날 20분 분량의 담화를 발표한 뒤 내외신 언론으로부터 1시간 가량 북핵, 가계부채와 부동산정책 등 경제 문제, 위안부협상, 누리과정예산,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질문을 받고 답변을 통해 집권4년차 국정 운영 구상을 조목조목 밝혔다.
이날 99분간 진행된 대국민담화에서 박 대통령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국민'(38회)에 이어 '경제'(34회), '일자리'(22회), '개혁'(21회), '국회'(17회), '노동'(16회), '통과'(13회)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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