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경제민주화 아이콘 '김종인' 영입으로 내분 돌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선대위원장영입으로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했다. 연쇄 탈당 흐름에 맞서 '김종인 카드'와 외부 인사 영입으로 내분 돌파에 나선 모습이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의원께서 우리 당과 함께 해주시기로 했다"며 "김 전 의원을 중심으로 총선 필승과 정권 교체까지 바라보는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빠르게 마무리해 총선 과정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6공화국 시절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했으며 11·12·14·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1987년 헌법 개정 당시 이른바 `경제민주화 조항' 신설을 주도했다. 

2012년 총선 때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냈고, 대선 때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겸 경제민주화 추진단장을 맡아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활약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후에는 경제민주화 정책에서 후퇴하자 쓴소리를 하는 등 정권과 사이가 멀어졌다. 박 대통령을 돕기 전에는 안철수 의원에게 정치적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문 대표는 "김 전 의원은 학자로서 또 정치인으로서 경제민주화를 필생의 신념으로 추구해오신 분으로 오늘날 시대정신인 경제민주화의 상징 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와 더민주는 불평등한 경제에 맞서 싸우고자 한다. 낡은 경제를 혁파하고 새경제로 나가고자 한다"며 "불평등을 해소하고 새경제로 나가려면 강도 높은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우리 당의 시대적 과제인 소들불평등을 해소할 유능한경제정당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대표는 삼고초려 끝에 김 전 의원의 수락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공동 선대위원장 몫으로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인물을 영입하고, 조기 선대위 구성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조기 선대위 체제로 전환하면 문 대표는 인재 영입 등 일상적인 당무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선대위원장과 당 대표의 권한·역할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기 선대위 논의는 과거 선대위와 달리 선거 사무에 관한 전체적인 권한을 선대위에 넘기고, 최고위는 일상 당무를 보는 취지로 제안된 것"이라며 "당 대표인 저는 공천에 관한 일체 권한을 내려놓는 분명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여러 번, 앞으로 통합의 틀이 마련되면 당 대표직도 내려놓을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그 생각에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에 앞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방비서관을 지낸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과 1992년 판사 임관 이후 24년간 판사로 재직한 박희승 전 수원지법 안양지원장을 영입인사로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 탈당 러시도 이어졌다. 손학규계인 신학용 더민주 의원과 호남 출신 김승남 더민주 의원도 이날 탈당했으며, 'DJ의 마지막 비서관'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도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합류했다. 

이로써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 이후 더민주를 떠난 현역 의원은 모두 16명으로 늘었고, 더민주의 의석수는 127석에서 111석으로 줄었다. 

다음 주에도 박지원 의원을 포함해 광주·전남 의원 5명이 탈당하는 등 더민주 이탈 릴레이는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