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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이호준처럼’ 가장 꾸준하고, 강했던 선수 이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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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1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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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C다이노스 페이스북]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투수는 선동렬,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 야구계의 전설이자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코끼리’ 김응용 감독이 최고의 선수들을 꼽으며 남긴 명언이다. 여기 야구팬들이 하나를 더했다. 바로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다.

지난 13일 이호준은 소속팀 NC다이노스와의 재계약 협상에서 7억 5천만원의 금액에 사인했다. 올해 41세가 됐지만 구단은 3년간 팀의 리더이자 막강 클린업 트리오의 일부로 활약하며 3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한 그의 공로를 크게 인정해줬다.

또 이호준은 같은 날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이사회에서 신임 선수협회장에 선출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호준의 선수 말년은 누구보다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그의 야구 ‘인생’이 처음부터 잘 풀렸던 것만은 아니다.

그는 야구 명문 광주제일고 시절 유망한 투수로 이름을 날린 후 고향팀 해태 타이거즈에 지명됐지만 1군에서 겨우 8경기 출장에 그치며 승패 없이 평균 자책점 10.22를 기록해 타자로 전향해야만 했다. 1998년 처음으로 3할을 치고 19홈런 77타점을 때려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이후 2000년, 다시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SK 와이번스로 트레이드 돼 정든 고향 팀을 떠났다.

이호준은 이후 SK에서 자리를 잡으며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2003년과 2004년에는 2년 연속 100타점을 넘기며 2004년 타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게 그의 마지막 타이틀 이었다. 그는 2015년 시즌 전까지 한번도 100타점을 넘긴 적 없고 2004년 이후 한번도 30홈런을 치지도 못했다.

그래도 그는 꾸.준.했.다.

부상으로 시즌을 날린 2008년을 제외하고는 팀이 필요로 할 때 경기에 나서 2할 중후반대의 타율과 50타점 이상을 기록해주는 믿음직한 선수였다. 2007년부터 시작된 김성근의 'SK왕조‘ 시절 그는 한 번도 주인공이었던 적은 없지만 팀을 위해 헌신한 팀플레이어였고, 고참으로써 팀의 중심을 잡는 리더였다.

이호준은 이런 꾸준함을 바탕으로 2007년 소속팀 SK와 4년간 총액 34억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고, 두 번째 FA때는 3년간 20억원에 신생님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그는 이적 후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NC에서의 첫 번째 시즌인 2013년에는 홈런 20개를 치며 87타점을 쓸어 담았고, 2014년에는 홈런 23개를 치며 78타점을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어 NC가 우승에 정규리그 우승에 도전한 지난해에는 24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110타점 기록해 나성범, 테임즈와 함께 리그 최강의 클린업 트리오를 형성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의 보상으로 돌아왔다.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는 표현은 그가 2번의 FA계약으로 큰 돈을 벌어들였고, 또 이쁜 부인을 얻어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그의 ‘야구’ 인생을 설명하기에 단순히 이런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미 올해 한국나이 41세를 맞이했으며 데뷔 20년차가 된 그가 지금껏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누가 뭐래도 늘 꾸준했고, 강했기 때문이다. 야구 역사는 오직 임팩트가 있었던 선수만 기억할지 몰라도 팬들은 이호준을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2016년 이호준은 다시 NC의 우승을 위해 뛴다. 주인공이 아니어도 좋을 것이다. 늘 그랬든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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