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 스타토일(Statoil)이 스웨덴 정유업체 룬딘 페트롤리엄(Lundin Petroleum·룬딘)의 지분 12%를 사들였다. 유가 하락 속에 친정인 북극해를 기반으로 자구책을 마련하려는 모양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스타토일은 5억3900만 달러(약 6540억원)를 투자해 룬딘 주식 11.9%를 사들였다. 룬딘의 주식 10% 이상을 보유했다는 것은 그룹 내에서 스타토일의 입지가 강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룬딘은 노르웨이 인근에서 유전을 발견한 뒤 유럽 내 가장 큰 규모의 독립 원유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0년 설립된 스웨덴 기업 요한 스베르드룹(Johan Sverdrup·요한)을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요한이 정제하는 원유량은 30억 배럴에 이른다.
이런 움직임은 유가 하락에 따라 각국 에너지업체가 투자비용을 줄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앵거스 로저 우드 매켄지 소속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회사 내 예산이 위축됐고 투자자들도 설비 투자를 축소하는 기업들을 선호한다"며 "앞으로 6개월 동안 에너지기업의 사업이 지연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타토일은 노르웨이 정부가 지분 70%를 갖고 있는 국영회사다. 주로 노르웨이 인근 북해에서 원유 정제 작업을 하고 있지만 최근 작업량이 크게 줄었다. 반면 불과 10년 전 바렌츠해를 발견한 요한의 사정은 다르다. 최근에는 북극권 한계선을 차세대 유전으로 판단, 발굴 의지를 보이고 있다.
18개월째 유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5억 달러가 넘는 비용을 들인 것은 최근 스타토일이 보인 가장 큰 규모의 투자로 꼽힌다. 내부적으로는 일단 '매력적인 가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발전 가능성이 있는 요한의 지분이 늘어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스타토일 측은 "당장 올해 안에 바렌츠해에서 원유 탐사 작업을 벌이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노르웨이가 속해 있는 북극해 내 유전을 기반으로 재도약하겠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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