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근 STEPI 연구위원 "北 과학기술 중진국 넘어…조만간 강화된 핵실험 강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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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1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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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STEPI 선임연구위원이 지난 14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북한 핵실험의 진실과 향후 전망' 포럼에서 '제4차 핵실험의 기술적 분석과 향후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는 모습. [사진=과실연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북한의 일반 과학기술은 중진국 수준을 넘어섰다. 우리나라보다 앞선 특수 분야가 있다면 핵무기와 우주발사체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17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현 과학 기술 수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기술은 핵무기가 일정 부분 소형화까지 진행됐으며 아직은 핵융합 쪽을 발전시키고 있는 단계”라며 “소형화는 대륙권탄도미사일 정도까지는 아니고 노동이나 스커드 미사일까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사일에 장착해 발사되는 핵탄두는 크기가 작을수록 더 멀리 날아가기 때문에 핵무기의 소형화는 북한의 핵개발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된다. 노동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1300km이고 장착할 수 있는 탄두 중량은 700kg이다. 탄두 중량 1t까지 실을 수 있는 스커드 미사일의 사거리는 최대 800km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북한이 지난 6일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데 대해 이른 시일 내 추가로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그는 앞서 14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주최로 열린 '북한 핵실험의 진실과 향후 전망' 포럼에서 “북한이 ‘소형화’된 시험용 수소폭탄이라고 발표한 점을 미뤄볼 때 수소폭탄 실험이 아닌 ‘증폭(增幅)형 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 실험을 했으나 기폭 부분인 원자폭탄만 폭발하고 핵융합이 거의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증폭형 핵분열탄은 부분적인 핵융합으로 위력을 원자폭탄의 수배 이상으로 개선한 핵무기다. 원자폭탄의 중심부에 중(重)수소와 삼중(三重)수소 또는 리튬6를 넣어 폭발력을 강화한 것으로 수소폭탄과 같은 원리를 사용한다. 이 연구위원은 “증폭형 핵분열탄 실험에 성공하면 쉽게 수소폭탄을 개발할 수 있다”며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할 수 없으니 강화형을 수소폭탄이라고 발표해서 충격을 극대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위력이 강화된 부분핵융합 폭발 실험을 수행했으나 기대만큼 핵융합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렇다고 이를 무조건 실패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증폭형 핵분열탄 실험을 했다면 북한이 이미 리튬6-중수소 등의 개량된 핵융합 물질 생산에 성공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그동안 수소폭탄 관련 이론 연구와 실험 기법에서도 진전이 상당이 있었을 것”이라며 “지하핵실험을 통해 많은 측정치를 얻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실측 결과를 반영한 최적화를 통해 다음번에는 상당히 강화된 위력의 증폭형 핵분열탄 실험을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아직 증폭형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지 못했고 기술적 수요와 개량 요소도 비교적 확실하다”며 “이른 시기에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큰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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