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해 최악의 경기 악화상황에 빠진 러시아와 브라질에서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는 역발상 전략을 펼치고 있다. 판매량은 줄었지만, 점유율은 오히려 늘었다.
17일 유럽기업인연합(AEB)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기아차(16만3500대), 현대차(16만1201대) 등 총 32만4701대를 판매해 러시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라다(26만9096대)에 이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원유가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러시아는 최근 유가 급락으로 2년새 루블화 가치가 반토막났다. 경제 전체가 침체를 겪으며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은 160만1126대로 전년 대비 35.7%(89만187대) 감소했다.
폭스바겐(-39%), 도요타(-39%), 닛산(-44%), 포드(-41%)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판매량도 급감했다.
이 중 기아차와 현대차는 각각 16%와 10% 판매량이 감소하며 선방했다. 점유율도 기아차와 현대차는 각각 10.2%와 10.1%로 전년 대비 2.3%포인트와 2.9%포인트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현지 전략형 모델인 쏠라리스(11만5868대)와 리오(97만97대)가 견고한 판매세를 유지하며 점유율 상승을 이끌었다. 판매 순위 10위권내 차 중에서 전년보다 판매량이 증가한 차는 쏠라리스(2위)와 리오(3위)가 유일하다.
현대차는 러시아와 흡사한 상황을 보이는 브라질에서도 특유의 ‘뚝심 전략’으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17일 브라질자동차딜러협회(Fenabrave)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20만4679대를 판매해 2014년 23만7134대에 비해 14% 감소했지만, 점유율은 지난해 8%로 2014년 6.7%에서 1.3%포인트 증가했다.
현대차의 연도별 브라질 판매량은 △2011년 11만4861대 △2012년 13만4938대 △2013년 21만2900대 △2014년 23만7134대 △2015년 20만4679대다. 2012년 11월 브라질 삐라씨까바에 현지 공장 가동 이후 첫 감소세다.
지난해 브라질 자동차시장에서는 약 256만대가 판매돼 전년 349만대 대비 26% 줄었다. 브라질시장의 판매 1위인 FCA그룹, 포드, GM 등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현대차의 브라질 판매의 1등 공신은 전략형 차종 소형 해치백 HB20이다. HB20은 브라질 현지 자동차시장에 맞춰 바이오 연료와 가솔린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플렉스 퓨얼’을 적용했다. 특히 도난 방지 기능은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 경기가 올해도 좋지 않다”며 “현대·기아차는 위기상황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시장선점 전략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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